한 지역구에 10여명…여야 승부처 서울, 본선 전 ‘집안싸움’ 치열[이런정치]

정영환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민의힘 중앙당사에서 열린 공천관리위원회 1차 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헤럴드경제=김진·안대용 기자] 4·10 총선을 70여일 앞둔 여야가 공천 전략을 하나둘씩 공개하면서 서울 지역 주요 격전지의 윤곽도 드러나고 있다. 현 지역구 기준 49석이 나뉘어 있는 서울의 경우 여당인 국민의힘은 탈환을,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수성을 노린다. 일부 지역은 본선에 들어가기 전 단계에서부터 당 내 ‘집안 싸움’이 점점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2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서울 마포구갑 선거구에 출마 의사를 밝힌 여야 인사는 이미 10여명에 달한다. 민주당에서는 유창오 전 국무총리비서실 비서관, 이지수 전 청와대 비서관, 오성규 정책위 부의장, 이로문 전 정책위 전문위원 등 총 7명이 예비후보로 이름을 올려놨다. 국민의힘에선 비례대표 최승재 의원과 신지호 전 의원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는데, 재선의 이용호 의원과 영입인재인 조정훈 의원도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마포구갑 현역인 4선의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등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총선 후보 검증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만일 그가 이곳에서 5선에 도전할 경우 민주당은 8명 이상, 국민의힘은 4명 이상이 각각 최종 후보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과거 ‘정치1번지’로 불린 서울 종로구도 마찬가지다. 민주당에선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위 곽상언 당협위원장과 이종걸 전 의원, 전현희 전 국민권익위원장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국민의힘에선 현역인 최재형 의원뿐 아니라 3선의 하태경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다.

두 선거구는 여야가 밝힌 전략공천 요건에 해당하지 않아 전략선거구로 지정되지 않은 상태다. 하지만 모두 당 안팎에서 전략공천 가능성이 거론된다는 점에서 공통점이 있다. 전·현직 의원을 비롯한 다수 후보가 경쟁하는 데다, 여야 모두 반드시 승리하겠다고 강조하는 터라 당 차원에서 반드시 이길 수 있는 후보를 내보내기 위해 ‘교통 정리’가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임혁백 더불어민주당 공천관리위원회(공관위) 위원장이 12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공관위 1차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

광진구갑 선거구 역시 본선 전부터 달아오르고 있다. 민주당의 경우 친명과 비명으로 나뉜 후보들 간 계파 갈등이 선명하다. 비명계(비이재명계)로 꼽히는 3선 전혜숙 민주당 의원을 상대로 친명계(친이재명계) 후보를 자처한 인사들이 도전장을 던졌다. 김선갑 전 광진구청장, 오현정 전 당대표 특보, 박성오 민주당 검찰독재정치탄압대책위 기획위원장 등 7명이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국민의힘에선 직전 당협위원장인 김병민 전 최고위원만 출마 의사를 밝혔다.

비명계 박용진 의원의 현 지역구인 강북구을에선 친명계로 분류되는 정봉주 전 의원이 뛰어들었다. 또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비명계 강병원 의원 지역구인 서울 은평구을에 출마 의사를 밝힌 상태다.

노원구갑은 선거구 획정안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선거구획정위원회가 갑·을·병으로 나뉘어 있는 현재 지역구를 갑·을로 줄이는 안을 내놓으면서 노원구을 현역인 4선 우원식 민주당 의원이 노원구갑 선거구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노원구갑은 재선의 고용진 민주당 의원의 지역구다. 선거구 획정 결과에 따라 지역을 맞대고 있던 두 현역 의원이 경선에서 맞붙을 수 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