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제 시장점유율 2위’ 굳히는 현대카드, 해외 진출 초읽기[머니뭐니]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현대카드의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포석이 마련되고 있다. 해외 신용평가사들이 현대카드의 신용등급 전망을 잇따라 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카드가 국내 카드사 순위에 지각변동을 일으킨 점이 크게 작용했다.

27일 금융감독원 금융사 해외진출현황에 따르면 현대카드는 해외중에선 유일하게 일본 도쿄에 ‘지점’ 형태의 지사를 두고 있다. 지난 2022년 일본 종합결제서비스 업체에 현대카드의 IT시스템인 ‘H-ALIS’를 수출한 게 해외 지점 설립의 계기가 됐다. H-ALIS는 매월 2억건에 달하는 거래를 24시간 실시간으로 안전하게 처리하고, 또 대규모 매입·매출, 입·출금 업무를 처리하는 현대카드의 IT시스템이다.

일본은 현대카드가 기술기업으로서 영업을 확장하기 위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는 시장이다. 정태영 부회장의 해외진출 의지로 현대카드는 현재 일본에 대한 다양한 시장 및 사업 스터디를 진행 중이다. 단순 카드사업이 아닌 ‘테크 기업’으로서의 비즈니스의 영토를 확장하겠다는 포부다.

현대카드 자료

이같은 상황에서 최근 글로벌 신용평가사가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을 일제히 상향조정하며 해외 진출의 물꼬가 텄다. 특히 이달 S&P는 현대카드의 신용등급을 ‘BBB 안정’에서 ‘BBB 긍정’으로 상향했다.

S&P는 신용등급 조정에 대해 “현대카드가 상업자표시신용카드(PLCC), 차량내결제시스템(ICP) 등을 통해 현대·기아차의 신차 판매 촉진에 기여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미래 전략과도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대카드의 건전성에도 주목했다. S&P는 이번 1월 보고서에서 현대카드의 30일 이상 연체율이 업계에서 유일하게 0%대인 것을 주목하며 꾸준히 건전성 지표를 개선하고 있는 점을 높이 평가했다. 실제 지난해 현대카드의 결제성 리볼빙을 이용한 고객 중 우량 고객의 비중은 2022년 말 대비 6%p(포인트) 증가한 59%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카드사 중 유일하게 현대카드에만 신용등급을 부여한 일본 신용평가사 JCR의 경우에는 현대카드가 시장점유율을 빠르게 높이고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JCR은 지난 11월 보고서에서 “현대카드는 지난 2015년 업계 최초로 PLCC를 출시하고 한국 카드사 최초로 올해 초 애플페이를 도입하는 등의 비즈니스로 1179만명에 달하는 회원을 확보하고 있으며, 거래 규모가 업계 평균을 훨씬 상회하고 수익성 또한 높다”고 분석했다.

실제 현대카드는 지난해 4월 신용판매 취급액이 12조4000억원(개인·법인 합산)을 기록해 시장점유율 2위에 오른 뒤, 10월부터는 개인 신용판매까지 2위 굳히기에 들어갔다. 현대카드의 지난 12월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은 11조1000억원으로 개인 기준 시장점유율을 17.5% 기록했다. 지난 2023년 연간 개인 신용판매 취급액 역시 119조5000억원을 달성해 경쟁사와의 격차를 크게 줄였다.

한편 현대카드는 이번 신용평가 등급 상향을 계기로 해외 진출에 탄력을 받게 됐다. 글로벌 신용등급은 기업이 해외에서 사업 추진 시 신용을 뒷받침하는 객관적인 지표이기 때문에, 추후 다양한 사업을 타진하는 단단한 발판이 될 거라는 전망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최근 1년 간 지속되고 있는 현대카드의 신용등급 상향은 현대카드의 테크 비즈니스 영토가 해외로 확장되는 기폭제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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