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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연 지사 SNS캡처. |
주어가 경기도가 아닌 김동연으로 돼있다.[경기도 보도자료] |
[헤럴드경제(수원)=박정규 기자] #1.남경필 전 경기도지사 치적 한가지만 꼽으려면 야당과의 연정을 시도한데 이어 경기도 내 지역 간 갈등 현안을 풀기 위한 도지사·도의회·시장·군수 합동회의를 개최한 것이다. 해묵은 갈등을 풀어내기 위한 남 전 지사의 독창적인 아이디어?)로 시작된 합동회의(일명 원탁회의)는 중앙정치에도 큰 관심을 끌었다. 남 전 지사는 2015년 지난 4월 3~4일 안산시 한 연수원에 31개 시장·군수들과 도의회 관계자, 경기도 부지사와 국장들을 참석시킨 가운데 상생협력 원탁토론회를 열었다. 화장장과 상수원, 폐수 문제 같은 두세 시·군이 얽히고설킨 지역 현안을 풀기 위한 협의의 자리였다. 남 지사는 쟁점 사업을 합의할 경우 내년 예산에 먼저 반영하겠다고 밝히며 합의를 독려해 성과를 냈다. 경기도 양주시와 동두천시의 최대 쟁점인 축산 농가 악취 문제의 중재를 맡은 당시 이석우 남양주시장(새누리당 소속)은 "당장 합의를 하지 않았으나 서로의 입장을 듣고 의견을 개진하는 자리로 상대방 지역의 고충을 알 수 있어 좋았다"면서 "괜찮은 토론회였다"고 했다고 호평했다.
당시 이석우 전 시장은 "남경필 지사의 이런 상생협력 토론회 추진에 대해 야당 출신 시장·군수들이 좋아하는 것 같았다"며 "야당이 장악하는 도의회와 시장·군수들과 좋은 관계를 가져야만 도정을 운영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원탁회의는 ‘연정+@’로 한국 정치 새모델로 기록됐다. 하지만 그는 솔직했다. “내가 아이디어를 냈다. 내 치적이다”라고 하지 않았다. 남 전 지사는 "상생토론회 개최는 독일식 모델을 모방한 것"이라고 기자들에게 팩트를 정확히 알려줬다. 슬쩍 자신의 치적으로 거머쥘 수 있지만 출처를 분명히 밝혀 가짜뉴스 생산을 막았다. 이 정도면 역대급 스케일이다. 기자출신 다운 남경필 지사 팩트정치다. 돌이켜보면 김문수-남경필-이재명-김동연 으로 이어지는 경기도백 중 가장 팩트를 잘 전한 정치인으로 남경필을 꼽는다. 솔직하고 정직했다.
#2. 용인 이동·남사 국가산단 지정과 관련, 김동연 지사의 말이 인천일보와 이상일 용인시장의 싸움으로 번졌다. 급기야 이상일 시장은 “김동연 지사는 뒤로 숨지말고 나와 정책 토론을 갖자”고 제의했다. 그는 토론에 나와 이 문제를 직접 거론해 갈등을 해소해야할 의무가 있다. 김 지사 말이 논란의 불씨가 됐기 때문이다. 수원군공항 이전 해법을 위해 ‘갈등조정해결사’까지 투입한 김 지사는 이상일 용인시장과 인천일보 기사 오보논란 전쟁영화의 ‘주인공’ 중 한 명인다. 이미 김동연 지사와 이상일 용인시장의 관계는 끝났다고 보는 지적이 많다. 경기도백이라면, 당당하다면 이 시장 정치토론에 응해 갈등을 봉합해야한다. 정치토론에 나오지않는다면 ‘도백 자질론’이 들불 처럼 번질것으로 보인다. 용인도 경기도다. 경기도백은 용인을 품어야하고, 지역과 상생해야할 의무가 있다. 서서히 경기도내 일부 지자체장이 김동연 지사와 멀어지고있다. 고양, 성남, 이젠 용인까지 김동연 지사와 갈등을 빚고있다. 지방재정이 열악한 지자체는 지방재정 교부금이라는 ‘쩐의 전쟁’ 때문에 어쩔 수 없다고 치더라도 이들 대도시 시장은 다르다. 특례시 이거나 특례시 급인 이들 경기지역 지자체장과 갈등을 빚고 상생조차 못한다면 어찌 대통령을 꿈꾸는 잠룡이 될 수 있겠는가. 김동연 지사를 일갈할때 경기도의회 국힘은 늘 ‘김동연 지사=치적쌓기’라는 공식을 대입한다. 이러한 치적쌓기 논란은 한 두번이 아니다. 이 정도이면 도백은 말 조심해야한다. 무심코 뱉은 말이든, 의도된 말이든, 늘 파장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경기도백이기 때문이다. 경기도의회 국힘은 “김동연 지사 뻔뻔함이 해가 갈수록 더해가고 있다”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치적을 알리는 김동연 지사. |
#3. 지난해 일이지만 김동연 지사는 ‘과잉 홍보’ ‘치적쌓기’로 언론에 공개됐다. 특히 하루만에 미국에서 두 곳을 돌면서 3조5000억을 벌었다는 치적은 그가 얼마나 치적에 목말라하는지 직접적으로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영어 잘한다는 간접 화법도 트위터 계정에 올려 비난 받았다. 요즘 영어 잘한다는 말은 자랑거리 축에 끼지도 못한다. 이상일 용인시장도 영어를 잘하는등 영어 잘하는 정치인은 너무도 많다. 지금은 1980년대가 아니다. 지난해 4월14일 오전 8시. 경기도 보도자료에 기자생활 30년만에 보는 희한한 문구를 봤다. 제목은 ‘(해외방문) 김동연, 미국서 하루 동안 3조 5천억원 규모 초대형 투자유치 성공’이다. ‘주어’가 경기도가 아닌 김동연이다. 제목중 첫번째 걸리는 단어는 ‘하루동안’이다. 하루동안 3조5000억원을 김동연 지사가 유치했다는 의미다. 말이 될까. 장소를 보면 미국내 두곳이다. 현지 시각 13일 오후 뉴욕서 3조원, 현지 시각 13일 오전 펜실베니아 앨런타운에서 5000억 투자유치에 합의했다는 것이다.하루동안 뉴욕과 펜실베니아를 오가면서 바로 3조5천억원 투자유치에 성공했다니 대단한 홍보전이 아닐 수 없다. 국민들이 잘못보면 거의 홍길동이나 신에 가까운 사람이다.(2023년 4월14일 본지보도). 하루동안’ 투자유치에 성공했다고 ‘과잉홍보’해야하는 이유는 뭘까. 미리 판을 짜놓은 곳에 투자유치 양해각서 등에 도장을 찍기 위해 김동연 지사는 비행기를 탔을뿐이다. 세상에 나타나기만 하면 ‘와~김동연이다’라며 3조 주고, 5천억 주는 곳이 미국에 있을까. 어림없는 소리다. ‘하루동안’이라는 치적 표현은 이재명 등 어느 역대지사도 하지 않았다. 차라리 제목에 김동연 보다 경기도라는 용어를 사용하면 더 좋을 듯 싶다. 자랑보다 겸손이미지가 더 솔직하고 맞다 “시나리오 미리 다 짜놓고 (김동연은)도장만 찍으러 갔다는 지적” 논란은 당연히 일었다. 이재명 브랜드 ‘무상복지 시리즈’ 아이디어 출처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A대학 교수가 제안했다”고 이재명은 솔직한 답변을 했다. 이 제안을 ‘진화’시키고 현실화하는 작업은 이재명 대표(당시 성남시장)가 했다. 그렇다고 무상복지 시리즈 전부가 A대학 교수것이라고 할 수없다. 숱한 고행속에 무상복지 시리즈를 현실, 한국정치, 성남시민에 맞게 행동에 옮긴 사람은 이재명이다. 그래서 무상복지시리즈는 이재명 것이 된다. 굳이 ‘내가 했다’고 치적쌓기에 골몰 할할 필요가 없다. 전제조건은 세상이 인정해주 줘야한다. 남경필·이재명은 남의 치적을 절대 가로채지 않았다.
#4. 이번 인천일보 보도 시작은 김동연 지사의 ‘말’에서 시작됐다. 김동연 지사의 라이브방송으로 인천일보가 이상일 용인시장 보도르 시작했고,중앙일보 출신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해명 반박문을 내면서 맞붙었다. 인천일보는 1면 게재와 사설, 속보식 후속 보도 등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상일 시장은 결코 만만한 상대가 아니다. 특히 언론을 누구보다 잘안다. 기사 쓰는법, 팩트체크 하는 법, 기사 취재하는 방법 등을 정확히 뀌뚫고, 언론계 잔뼈가 굵은 중앙일보 기자출신이다. 정치부장, 워싱턴특파원, 논설위원 등을 역임했다. 이 시장 지적 중 ‘특별취재반 실명없다’는 지적은 옳은 말이다. 기자 생활 30년이 넘은 나도 언론사에서 특별취재반이라고 해놓고 특별취재반 소속 기자 이름을 게재 안하는 것은 정통언론에서 처음 봤다.
왼쪽 이상일 용인특례시장, 오른쪽 김동연 경기지사. |
#5. 이번 논란의 팩트와 오보 주장은 ‘그들만의 리그’ 라고만 보기 어렵다. 김동연 지사 말이 불씨이자 도화선이다. 이상일 용인시장은 김동연 지사에게 정책토론을 제안했다. 진위여부를 가리자는 제안이다. 전쟁은 이미 시작됐다. 갈등을 봉합하려는 남경필 전 지사처럼 갈등이 커지는 곳에 김동연 지사가 직접 나서 진화하면 쉽게 논란이 종식된다. 그것도 김동연 지사로 부터 시작됐다면 더욱 정책토론에 나와야한다. 그래야 책임정치다. 용인도 경기도이고, 360조가 투입되는 곳이다. 이 반도체 국가산단에 대해 입을 열었으니 김 지사가 이상일 시장 제안에 꼭 응해야한다. “집안(경기도 31개지자체)도 제대로 운영못하는데 무슨 잠룡이냐”는 지적도 벌써부터 나온다. 김동연 지사 취임후 이러한 치적싸움 논란은 연이어 일어났다. 김동연 지사 입장에선 경기도민 모두가 가족이다. 용인시민도 마찬가지다. ‘뱉고 빠지는’ 설화(舌禍)’로 그치면 안된다. 김 지사가 정책토론을 하지않는다면 이상연 용인시장의 말대로 “뒤로 숨었다“ 표현이 정당성을 갖는다. 정치인 말은 항상 이렇게 부메랑으로 돌아온다. ‘초보정치’라고 자신을 칭했던 김동연은 정치공학을 잘 모르는 듯하다. 이재명 당대표는 한마디로 이를 정리했다. “행위에는 반드시 책임이 뒤따른다”는 말이다. 그는 성남시장 시절 늘 오보를 낸 언론사를 상대로 제소했다. 오보나 가짜뉴스는 용납하지않았다. 타협도 없다. 이 논란으로 이상일 용인시장은 김동연 경기지사를 ‘정조준’했다. 이상일 시장의 정책토론 제의에 응하지 않으면 김동연 지사는 그보다 더 혹독한 정치를 이겨낼 맷집도 없다고 결론 날 수도 있다. 난 이것 하나만을 기억한다. 김동연 지사는 정부의 국가산단 발표를 환영했다는 것이다. 누가 먼저 만들고, 알고, ‘어쩌구 저쩌구’ 하는 말은 이미 10개월 전 일이다. 힘을 합친다고 해놓고 왜 이걸 ‘치적’이란 관점에서 또 무리하게 불씨를 던지는지 이해불가다. 남 지사처럼 ‘역대급 스케일’은 김동연 지사가 배워야할 점이다. 김 지사가 갈등조정해결사를 수원군공항이전(김동연 명칭변경:경기국제공항)에만 파견하지말고 스스로 갈등조정해결사가 되는 것은 어떠한가. 남 전 지사처럼 갈등을 봉합해 보다 나은 경기도를 만들고 싶지 않은가. 관행을 깨뜨린다는 김동연지사의 ‘유쾌한 반란’이 이런 것이라면 ‘유치한 반란’이라는 지적하는 반대 도민 쓴소리도 들어야한다. 정치가 원래 그렇다. 이미 일부 언론은 ‘불쾌한 반란’이라는 제목으로 기사를 게재한지 오래다. 왜 이런 소리를 계속 듣고 있는지 한숨이 나온다. 김동연 지사 주변에 제대로 된 ‘언론책사’ 단 한 명이라도 있었다면 이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초야에 묻힌 김동연 이름 석자를 한국 언론 최초로 잠룡 반열에 올린 기사를 쓴 나는 오늘 반성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