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美테일러 공장, 3월부터 보조금 받는다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미뤄왔던 반도체 관련 보조금 지급을 3월부터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11월 대선을 앞두고 격전지에서 제조업 일자리 창출 효과를 기대할 수 있는 반도체지원법(칩스법) 집행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에서다. 2025년으로 미뤄졌던 삼성전자의 텍사스 테일러 공장 건설도 속도를 내게 됐다.

28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블룸버그 통신 등은 바이든 행정부가 수주 내에 주요 반도체 회사에 신규 공장 건설을 위한 자금 지원을 승인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발표 시기는 오는 3월 7일로 예정된 바이든 대통령의 연두교서 직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보조금 지원은 스마트폰, 인공지능(AI) 무기 관련 첨단 반도체 생산과 관련해 생산보조금(390억달러)과 연구개발지원금(132억달러) 등 5년간 527억달러(75조5000억원) 규모의 지원을 골자로한 칩스법에 따른 것이다. 해당 법안은 2022년 의회에서 통과됐으나, 까다로운 보조금 수령 조건 탓에 실제 지급건수는 단 2건에 그쳤다.

법안 이행이 느려지자 반도체업계에선 투자 불확실성이 높다는 불만이 커진 상황이다. 글로벌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 1위 기업 대만 TSMC는 최근 애리조나주 제2공장의 생산이 1~2년 지연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앞서 TSMC는 제1공장 개장도 2024년에서 2025년 상반기로 연기한 바 있다.

173억달러를 들여 건설 중인 삼성전자 테일러 공장도 2024년 말이던 생산 시작 목표 시점을 2025년으로 미뤄둔 상태다.

지지부진하던 보조금 지급이 급물살을 탄 것은 대선 지지도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크게 밀리자 자신의 최대 경제 업적 중 하나인 반도체지원법을 부각시키려 하면서다.

시장 조사업체 내비게이터리서치의 지난해 10월 설문조사에 따르면 반도체지원법은 응답자의 69%가 지지한 바이든 행정부의 핵심 법안으로 나타났다.

보조금을 우선 수령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텔과 TSMC의 프로젝트가 대선 격전지에서 진행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정치적 측면을 설명한다. 블룸버그 통신은 “(반도체 생산이) 동아시아로 위험스럽게 집중되고 있다는 워싱턴 내 시각을 바로잡기 위한 이번 노력은 11월 재선을 향하는 바이든 대통령의 경제 메시지의 핵심 축”이라며 “전국의 새로운 제조업 허브에서 급여가 좋은 수천 개의 공장 일자리를 약속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원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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