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기후동행카드’ 출근길 첫날…이용자 적지만 만족도 높아

서울 지하철 1·2호선 시청역에서 29일 아침 출근길 시민들이 바쁘게 개찰구를 빠져나오고 있다. 김우영 기자

[헤럴드경제=김우영·이민경 기자] 월 6만원대로 서울 시내 대중교통을 무제한 쓸 수 있는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시작된 뒤 처음 맞이한 29일 출근길에서 시민들은 대체로 기후동행카드에 높은 만족도를 나타냈다.

기후동행카드는 서울시가 전국 최초로 선보인 무제한 대중교통 통합 정기권으로, 서울 지하철과 서울시 시내버스·마을버스, 공공자전거 따릉이를 무제한으로 탈 수 있다.

서울 지하철 5호선 광화문역에서 스마트폰 모바일 카드로 기후동행카드를 찍고 나온 50대 여성은 “영업일을 하느라 매달 10만원이 넘게 교통비가 나갔는데 4만원 이상 아끼게 됐다”며 “지하철 월정기권은 횟수가 차감되는게 보여서 쓰면서도 마음이 불편했는데 기후동행카드는 무제한이라 그런 걱정이 없다”고 말했다.

따릉이 이용이 포함된 것에 대한 만족도도 높았다. 시청역 인근에서 일한다는 이모 씨는 “따릉이를 집에서 지하철역까지 출퇴근할 때는 물론 운동 삼아서도 자주 탄다”며 “아직 추워서 따릉이를 안 타기 때문에 (따릉이 이용권이 포함되지 않은) 6만2000원권으로 했지만 날이 풀리면 따릉이도 무제한 탈 수 있는 6만5000원짜리로 충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무제한 대중교통 이용권 ‘기후동행카드’로 지하철을 이용하는 모습. 이민경 기자

다만 이날 아침 서울 시내 주요역에서 1시간 가량 지켜본 결과 출근길에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하는 시민을 찾아보는 건 쉽지 않았다. 어림잡아도 10%가 채 되지 않았다.

서울시에 따르면 기후동행카드는 지난 23일 판매가 시작된 뒤 27일까지 20만장이 넘게 팔렸으며 시행 첫날 약 7만1000명이 사용했다. 서울시 대중교통 하루 평균 이용건수가 942만건(2022년 기준)이란 걸 떠올리면, 주말이란 점을 감안해도 기후동행카드 사용이 아직은 생소한 모습이었다.

일부 시민들은 기후동행카드가 ‘무제한’이라고 홍보됐지만 이용 패턴이나 기존에 사용하던 카드의 할인혜택 등을 감안하면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아쉬워했다. 무엇보다 이용 지역이 서울시내로 한정된 탓에 경기도 과천, 일산, 남양주 등 사실상 서울 생활권에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이 이용할 수 없는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기후동행카드를 이용해 지하철을 탄 뒤 서울을 벗어나면 하차 역에서 역무원을 호출해 승차 역부터 하차 역까지의 이용요금을 추가 납부해야 한다.

서울 강동구에 거주하는 30대 남성 박모 씨는 “업무상 과천을 오갈 일이 잦은데 남태령까지는 기후동행카드로 가서 내리고 다시 다른 교통카드를 찍고 탈 순 없는 노릇”라며 오는 5월 국토교통부와 경기도, 인천시가 출시하는 교통비 환급 카드 K-패스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추가 요금이 만만찮게 붙는 광역버스가 제외된 것도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서울 송파구 위례신도시에서 9200번 광역버스를 타고 서울역 인근으로 출퇴근을 한다는 30대 직장인은 “진짜 교통비 지원이 필요한 건 광역버스 이용자”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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