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제공] |
[헤럴드경제=강승연 기자]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30일 보험사들의 단기납 종신보험 판매경쟁과 관련해 “현재 과열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안 원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진행된 ‘2024 보험연구원 기자간담회’에서 단기납 종신보험 논란에 대한 질문을 받고 이같이 말했다.
그는 “시장의 수요가 있고 안정적인 공급원이 있다면 시장에서 (공급이) 이뤄질 필요가 있다”면서도 “물론 근거는 회사의 리스크 관리 측면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현재 과열 양상이고 GA(법인보험대리점) 시장을 통해 상품이 공급되는 상황에서 조금 더 추이를 지켜보면서 생각해보겠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금융제도연구실장은 “단기납 종신보험의 리스크 요인들을 살펴보고 있다”며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는 적절한 상품이 공급되지 않다 보니, 감독당국이 보기에 왜곡된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지 않나 생각한다. 근본적 해결방안에 대해 연구원 차원에서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올해 중점 추진할 연구로는 GA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보험 유통시장의 건강성 회복을 꼽았다. “GA 채널이 상품 접근성, 편의성 개선에 기여했지만, 급성장 과정에서 판매인력 관리, 설계사의 빈번한 이동과 전문성 확보 측면에서 문제점을 노출시키고 있다”는 지적이다.
그는 “GA 시장이 주도적인 채널로 등장하고 있고, 시장의 성장에 무리가 있는 것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면서 “향후 적어도 2~3년은 연구 방향성을 보험 유통시장의 건강성 회복, 미래 유통채널의 구조적 변화 등에 역점을 둬서 차근차근 연구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시장 현안 중에서는 새 회계제도(IFRS17) 도입에 따른 보험사 실적 개선에 주목했다.
안 원장은 “보험손익의 개선을 가져온 경험손익과 보험마진, CSM의 규모를 좌우하는 가정에 대한 시장의 공감대가 쌓이기까지는 시행착오가 불가피하며 이익의 안정성을 확인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며 “필요하다면 시장기구를 통해 기초율에 관한 시장의 공감대를 형성해 나가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제언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이 30일 서울 여의도 보험연구원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보험연구원 제공] |
초고령화 시대에 발맞춘 연금상품 공급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안 원장은 “선진국의 경우 연금의 소득대체율은 최저 60%지만 국민연금의 소득대체율은 최대 40%에 불과해 20% 이상의 공백을 사적연금이 충당해야 하지만, 관련 우리나라의 연금정책은 소득대체율이 아닌 목돈마련에 치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목돈마련 저축기간 종료시 연금상품 전환 ▷연금수령 20년 이상의 장기연금 또는 종신연금 선택 유도 ▷저축기간 세제혜택 축소 및 연금수령기간에 따른 세제혜택 강화 ▷IRP의 연금 전환 강제 등의 정책대안을 제시했다.
보험연구원은 이날 간담회에서 저성장, 인구구조 변화등으로 국내 보험산업의 성장성이 저하되고 있다면서 올해 주요 연구방향을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와 ‘사회안전망 역할 제고’로 잡았다고 소개했다.
보험산업 경쟁력 강화와 관련해서는 임베디드 보험, 데이터 이용, 판매채널의 미래 등 디지털 환경 변화 대응 및 소비자 중심 경영을 위한 연구를 추진한다. 해외진출, 퇴직연금 등 보험산업의 외연 확대를 위한 연구도 진행한다.
리스크관리 역량 강화와 지속가능성 제고를 위한 연구로는 내부통제제도, K-ICS(신 지급여력제도) 영향분석, 자산운용 경기순응성 등을 다룬다.
사회안전망 역할 제고를 위해서는 인구구조 변화가 사회·경제에 미치는 영향과 보험산업 역할, 고령사회 소득과 돌봄 지원 확대를 위한 연구를 추진한다.
금융의 디지털화와 소비자 보호, 지속가능한 상생경영, 기후변화의 영향과 전망 등 환경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연구도 진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