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주행차’ 눈 라이더센서, 100배 싸게 만든다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CES 2024’에서 HD현대는 인공지능과 자율주행 기술로 운행하는 굴착기와 트럭 등을 선보였다. 이처럼 스스로 주행하는 무인 자동차의 핵심은 장애물과 주변 도로 상황을 분석하는 센서다. 이와 관련 국내 연구진이 기존 대비 최대 100배 저렴한 센서를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해 자율주행 자동차 대중화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

포스텍(POSTECH) 화학공학과 정대성 교수 연구팀은 단파 적외선을 분석하는 유기 광소자(이하 OPD) 센서를 개발했다.

‘자율주행 자동차의 눈’으로 불리는 라이다(LiDAR)는 빛을 사용해 장애물과의 거리와 위치 등 정보를 분석하는 센서다. 가시광선보다 파장이 긴 영역의 빛인 적외선은 수증기와 먼지의 영향을 적게 받아 이를 센서에 적용하면 안개가 낀 날에도 물체를 정확하게 식별하는 센서를 만들 수 있다.

하지만 무기 광소자를 사용한 기존 적외선 센서는 가격이 매우 비싸 실용성에 제한이 있었다. 반면 적외선 센서 소재로 OPD를 사용하면 비용은 줄어들지만 OPD 내에 전류가 과도하게 높아져 적외선 신호를 분석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극복하기 위해 적외선 센서 제작 공정 중 하나인 도핑(doping) 을 새로 설계했다. 도핑은 다른 원자나 분자를 첨가해 광소자의 전기적 특성을 높이는 공정이다. 이 공정으로 OPD 내에 폴라론이 생성되는데, 폴라론이 박막에 묶여있는 경우(bound polaron) OPD에 영향을 거의 미치지 않지만, 자유로운 경우(free polaron) OPD 내 전기 전도도를 높여 전류가 잘 흐르도록 한다.

정대성 포스텍 교수.[포스텍 제공]

연구팀은 새로운 도핑 공정 기술을 적용해 두 폴라론 간 전환을 제어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단파 적외선을 분석하는 OPD를 개발했으며, 이를 기반으로 기존 대비 분석 성능이 약 100배 향상된 적외선 센서를 제작했다. 또 이 센서는 1500nm(나노미터) 이상의 적외선 감지에도 성공했다.

정대성 교수는 “이 기술을 적용하면 기상 상황이 좋지 않은 날에도 주변 도로 상황을 인식할 수 있고, 제작 비용도 저렴하다”며 “자율주행 자동차뿐 아니라 3D 센서를 활용하는 증강가상현실 기기와 머신비전 등 여러 분야의 발전에도 기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게재됐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