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잘못 판단할 수도” 한반도 전쟁위기설 거듭…어디서 누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조선중앙TV 화면/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연초부터 거론되는 한반도 전쟁 위기설에 대한 논란이 거듭되고 있다.

주로 해외 언론이 전쟁 가능성을 높게 점치는 보도가 나오며 이슈가 부각했고, 북한의 도발 행위 또한 이어지면서 위기감이 커진 분위기다. 다만 한미 당국이 전쟁 발발 가능성이 낮다고 진화하며 위기설은 과도하게 확산하지 않는 기류로 유지되는 모습이다.

한반도 위기론의 발단은 지난달 11일 미국 미들베리국제연구소의 로버트 칼린 연구원과 지그프리드 해커 교수가 북한 전문매체 38노스에 기고한 글에서 시작된 것으로 보여진다.

두 사람은 “김정은이 1950년에 할아버지가 그랬듯 전쟁을 하겠다는 전략적 결정을 했다고 생각한다”, “한반도 상황은 1905년대 6월 초반 이후 그 어느 때보다 더 위험하다”는 등 주장을 내놓았다.

1990년대 1차 북핵 위기 당시 미국측 협상대표였던 로버트 갈루치 전 미국 국무부 북핵특사도 이들을 거들었다. “2024년 동북아시아에서 핵전쟁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을 최소한 염두에는 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움직임이 위기론에 힘을 더 실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연말 노동당 전원회의 보고에서 남북 관계를 “더는 동족 관계가 아닌 적대적 두 국가 관계”로 규정했다.

지난달 10일에는 “대한민국을 완전히 초토화해버릴 것”이라고도 했다.

곧 ‘위기론은 과장’이라는 보도도 나왔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는 지난달 18일 ‘전쟁 루머가 너무 과장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썼다. BBC도 칼린과 해커의 분석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아시아 유럽 북미 지역 북한 전문가 7명의 인터뷰 기사를 실었다.

한국과 미국 정책 당국도 전쟁 발발 가능성이 낮다고 못박았다. 현실적으로 북한이 이 시점에서 전면적을 할 이유가 없다는 점을 특히 강조했다. 김정은이 북한체제의 종말을 원할 리 없고, 핵전쟁은 한반도의 공멸을 의미한다는 이유였다.

북한 최고인민회의 개최 모습. [연합]

이런 가운데 한반도 전쟁 위기설에 대한 논란은 당분간 계속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5일 미국의 뉴욕타임스(NYT)는 복수의 미 당국자들을 인용해 “북한이 향후 몇 달 내 한국에 대해 치명적 군사행동을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한국과 미국 당국은 대체로 북한에 의한 전면전 가능성에 선을 긋지만, 연평도 포격 같은 국지적 도발을 북한이 감행할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컨설팅회사 매크로 어드바이저리 파트너스의 한반도 전문가 수미 테리는 30일(현지시간) 외교안보 전문지 ‘포린 어페어스’에서 “김정은은 아마 전쟁을 원하지 않지만, 그가 잘못 판단해 전쟁을 시작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는 “우려해야 할 이유가 많기는 하지만 김정은은 어떤 나라도 특히 미국을 상대로 핵전쟁을 이길 수 없음을 인식하는 합리적 행위자”라면서도 북한이 낮은 수위의 도발을 통해 남한의 보복 대응을 유도하고, 이런 상황이 전쟁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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