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오는 7일 한국방송(KBS)과의 신년 대담을 검토 중이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집권 3년차를 맞아 국정 운영 및 국정 철학을 밝히는 동시에 김건희 여사의 명품 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언급을 할 것으로 전해졌다.
2일 대통령실과 정치권 등에 따르면 윤 대통령은 오는 주말인 4일 대담을 녹화하고, 7일에 방송하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 중이다. 7일은 한동훈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의 관훈클럽 초청 토론이 열리는 날이기도 하다. 한 위원장의 토론과 맞물려 설 연휴를 앞두고 대국민 메세지를 내놓고 민심 설득에 나서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이번 대담의 가장 큰 관심사는 김 여사의 가방 수수 의혹을 직접 언급할지 여부다. 대통령실에서는 언급을 하더라도 메세지 수위를 놓고 다각도로 고민이 이어지는 중이다.
일단은 대담으로 가닥이 잡힌만큼 국정 운영이나 민생 관련 정책을 언급하다 김 여사에 대한 윤 대통령의 입장이 나올 것으로 관측된다. 이와 함께 제2부속실 설치, 특별감찰관 임명 등 보완장치도 함께 설명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동안 대통령실은 무대응부터 기자회견, 김치찌개 오찬, 단독 대담 등 여러 안을 놓고 고민해왔다. 하지만 ‘김 여사 논란’이 총선 리스크로 연일 불거지면서 어떤 방식으로는 윤 대통령이 이를 짚고 넘어가야한다는데 무게가 실렸다.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들도 “참모진들이 더이상 제안할 수 없을만큼 여러 의견을 제시했다”며 “일단은 다음주 안에 말씀을 하는 방향으로 기운 상황”이라고 귀띔했다.
김치찌개 오찬이나 기자회견의 경우 일방 소통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려운만큼 이를 접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현재까지도 여러 안을 놓고 검토 중인 상황”이라고 공식 답변을 내놓은 사태다.
윤 대통령이 대담을 통해 김 여사 논란을 짚고 간다면 총선을 앞두고 추가적인 여론 악화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정책 홍보를 강화하려는 윤 대통령 입장에서도 한결 가벼워지는 셈이다. 윤 대통령은 총선 전까지 논란이 될 수 있는 이슈는 당에 넘기되 정책, 예산 등 민생 현안을 챙길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수영 시사평론가는 “윤 대통령이 김 여사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알고 있고, 이에 대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해법을 풀어가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국정운영에 부담을 덜 수 있다”며 “대통령이 직접 논란을 다뤘다는 점에서 한 위원장, 여당에 쏟아지는 짐이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