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미자동차노조(UAW)가 지난해 9월 미국 디트로이트에서 집회를 연 모습. [AP]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전미자동차노조(UAW)가 현대차 미국 공장에서 노동조합 가입률이 30%를 넘어섰다고 밝혔다.
1일(현지시간) UAW는 이날 보도자료를 내고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에 있는 현대차 공장 노동자들의 30% 이상이 노조 (가입) 카드에 서명했다”며 “UAW 가입 캠페인의 중요한 이정표”라고 발표했다.
UAW가 개설한 현대차 노조 웹사이트에 따르면 현대차 미국 공장 노동자들은 “우리는 일어설 준비가 돼 있다”며 “우리는 현대차의 기록적인 세전 이익- 2023년 135억달러(한화 약 18조원)-의 정당한 몫을 얻기 위해 함께 뭉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UAW는 지난해 하반기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 등 미국 자동차 대형 3사에서 동시 파업을 벌인 끝에 이들 회사에서 4년간 25%의 임금 인상안을 끌어냈다. 이후 UAW는 현대차와 도요타, 혼다 등 노조가 없는 13개사 노동자 15만명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을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여왔다.
UAW는 현대차의 노조 가입률 30% 달성 소식을 전하며 “이번 발표는 빅3 자동차 회사들에서 역사적인 파업 승리 이후 UAW에 가입하려는 비노조 자동차 노동자들의 전국적인 움직임에서 세 번째 중요한 돌파구를 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단체는 앞서 테네시주의 폴크스바겐 공장과 앨라배마주의 메르세데스-벤츠 공장에서도 공개적인 노조 가입 캠페인을 벌여 양사 공장에서 노조 가입률이 모두 30%를 넘어섰다고 밝힌 바 있다.
UAW는 또 노조가 없는 13개사 공장에서 총 1만 명 이상이 노조에 가입했다고 지난달 29일 밝혔다.
UAW가 현대차 노조 홈페이지에 게시한 동영상에서 한 노동자는 “퇴직이 가까워지고 있는데, 회사는 말 그대로 나를 무너뜨렸다. 한쪽 손에 손목터널증후근 수술과 양쪽 어깨에 회전근개 수술을 받았다”며 “우리가 퇴직할 때 이에 대한 보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 다른 노동자는 “나는 2014년부터 2017년까지 현대차에서 임시직으로 일했는데, 내내 시간당 11.03달러(약 1만5000원)를 받았다”며 “정규직이 됐어도 급여는 여전히 평범했다”고 토로했다. 다른 노동자는 “지난 10년간 내가 받은 (급여) 인상분 대부분은 시간당 12센트나 13센트였다”며 “자동차 가격은 매년 오르고 있지만, 내 급여는 그렇지 않다. 여기에 노조를 만들지 않으면 우리의 급여는 절대 따라잡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와 관련, 현대차 미국판매법인은 이날 성명에서 “앨라배마 공장을 포함한 현대차의 미국 내 사업장에서 노조 가입 결정은 우리 팀원들에게 달려 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가 미국에서 자동차를 생산한 18년 동안 우리 팀원들은 경영진과의 직접적인 소통을 통해 많은 혜택을 누려왔다”며 “열심히 일하는 4000명의 직원들은 이곳의 가장 위대한 자원”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경쟁력 있는 급여를 지급하고 업계 최고 수준의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실제로 새로운 임금 체계가 올해 1월부터 시행됨에 따라 생산직 근로자들은 14%의 임금 인상을 받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