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니어 아미 홈페이지 캡처 |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가 경찰·소방관 등은 군복무를 한 여성만 지원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해 논란이 되고 가운데, 이에 대한 반론으로 이미 전역한 50~70대 장년층 남성을 재입대시켜 ‘시니어 아미’(Senior Army)를 만들자는 교수의 주장이 나와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최영진 중앙대 정치국제학과 교수는 지난달 31일 한겨레에 "‘여성 병역의무화’ 대신 젊은 중장년층 ‘시니어 아미’ 만들자"라는 제목의 글을 기고했다.
최 교수는 글에서 "이준석 대표의 '여성 신규 공무원 병역 의무화'는 하나만 알고 둘은 모르는 공약"이라며 "무엇보다 우리 사회의 가장 심각한 문제인 저출산 현실에 대한 고민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출산과 육아 부담을 최소화해야 한다. 공무원을 희망하는 여성들에게 군대까지 갔다 오라고 하는 것은 출산의 부담을 더욱 키우는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9급 공무원 합격자 평균 나이가 29.4살인데, 군대까지 다녀오려면 서른이 넘어야 공무원이 되고, 이후 업무를 배우고 하다 보면 서른 중반이 돼서야 출산·육아를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는 '고령 임신'으로 출산율 제고 정책에 역행한다는 주장이다.
최 교수는 "공부도 해야 하고 직장도 잡아야 하고, 가정을 일구며 출산과 육아를 감당해야 할 젊은 여성에게 병역의 의무까지 감당하라고 하는 것은 너무 가혹한 일이다"라고 덧붙였다.
최 교수는 또 “여성의 군복무가 병력 부족을 해결하는 합리적 대안도 아니다”며 “1만~2만명의 병력자원을 확보하느라 수십 배의 예산을 쏟아부어야 할 것이다. 양성평등을 핑계로 여성도 군대에 갔다 와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세상을 너무 좁게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대신 최 교수는 “병력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는 더 쉽고 효율적인 대안이 있다”며 “자원입대를 희망하는 건강한 시니어들을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55~75살인 약 691만명의 남성이 있고, 이 가운데 상당수는 국가를 위해 다시 한번 총을 들 각오가 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691만명 가운데 1%만 자원한다면, 약 7만명의 예비 전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현재 병사들이 받는 월급까지 지급한다면 20~30만명은 충분히 동원할 수 있다”고 했다.
최 교수의 이같은 주장에 온라인 상에서는 갑론을박이 오가고 있다. 최 교수의 주장에 반대하는 이들은 “20대에 군 복무를 한 남성들을 50~70대가 돼서도 부려먹으려는 것이냐”, “60~70대 노년 병사들을 간부가 통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가” 등의 비판을 내놓았다.
반면 노인 빈곤을 해결할 수 있는 정책으로 참고할만하다는 반론도 있었다.
최 교수는 사단법인 시니어 아미 공동 대표로, 시니어 아미는 지난해 6월 창립총회를 통해 출범했다. 회원들은 지난해 11월 서울 서초예비군훈련소에서 입영 훈련을 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