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오픈 우승자인 얀니크 신네르(왼쪽)와 조르자 멜로니 총리가 이탈리아 국기를 함께 펼쳐들고 있는 모습.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 캡처]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호주오픈 테니스대회 정상에 오르며 이탈리아의 새로운 스포츠 영웅으로 떠오른 얀니크 신네르(22)가 젊은이들에게 소셜미디어(SNS)를 멀리하고 책을 가까이하라고 조언했다. 특히 SNS는 진실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이탈리아 안사(ANSA) 통신에 따르면, 신네르는 지난 달 31일(현지시간) 로마에서 연 기자회견에서 “개인적으로 SNS를 하지 않고도 더 잘 살고 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SNS를 좋아하지 않는다. 진실하지 않기 때문”이라며 “속상한 일이 있어도 SNS에는 멀쩡한 사진을 올릴 수도 있다. SNS에서 보는 것은 진실이 아니다”고 주장했다.
그는 “난 대신 TV를 본다. 예를 들어 호주에서는 ‘동물의 왕국’을 시청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볼 수 없는 동물이 나오기 때문”이라며 “그리고 난 시간이 되면 책을 많이 읽는다. 그래서 항상 책을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신네르는 지난 달 28일 호주오픈 남자 단식 결승전에서 다닐 메드베데프를 세트 스코어 3-2로 꺾고 생애 첫 4대 메이저 대회 왕좌에 올랐다. 이탈리아 선수가 메이저 대회 남자단식 정상에 오른 것은 1976년 프랑스오픈 아드리아노 파나타 이후 48년 만이다.
그가 준결승에서 세계 1위 노바크 조코비치를 누른 데 이어 결승에선 메드베데프에게 첫 두 세트를 내주고도 이후 세 세트를 내리 따내며 대역전극을 일궈내자 이탈리아 전역에 신네르 열풍이 불었다.
조르자 멜로니 총리는 이탈리아로 금의환향한 신네르를 지난 달 30일 로마 집무실로 초대해 이탈리아 국기를 함께 들고 기념사진을 찍었다.
멜로니 총리는 신네르가 패색이 짙은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고 승리를 거둔 점을 언급하며 “스포츠팬, 젊은이들, 그리고 이탈리아 전체에 모범을 보여줘서 고맙다”고 극찬했다.
신네르는 지난 달 31일 이탈리아 외무부에서 안토니오 타야니 부총리 겸 외무장관으로부터 ‘스포츠외교 대사’ 인증서를 받았다. 오는 2일에는 지난해 국가대항전인 데이비스컵에서 우승한 이탈리아 대표팀과 함께 세르조 마타렐라 대통령을 만날 예정이다.
신네르는 2월 초에 열리는 이탈리아 국민 가요제인 ‘산레모 가요제’에 초청받았으나 다시 훈련해야 한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해 화제가 됐다.
그는 “내 꿈은 항상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하는 것으로, 이제 그게 어떤 의미인지, 어떤 감동을 주는지 알게 됐다”며 “다시 훈련을 열심히 해서 그 감정을 다시 느껴보고 싶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