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가 없어요” 부산서 또 ‘응급실 뺑뺑이’…60대 심정지 사망

[연합]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부산에서 60대 심정지 환자가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의사가 없다는 이유로 병원 측에서 수용을 거부해 다른 병원을 찾아 전전하는 '응급실 뺑뺑이'가 또 일어났다. 환자는 결국 사망했다.

5일 부산소방재난본부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오후 4시께 부산 서구 송도스포츠센터에서 수영 강습을 받던 60대 여성 A 씨가 몸 상태 이상을 호소하더니 쓰러졌다.

수영 강사는 119에 신고했고, 소방대원들은 현장에 출동해 심정지 상태인 A 씨를 응급처치하며 인근 대학병원으로 이송했다.

스포츠센터에서 1.5km 떨어진 거리에는 B대학병원이 있어, 차로 4분이면 갈 수 있었다.

그러나 B대학병원 응급실 의료진이 없어 A 씨를 받을 수 없다고 밝혔고, 구급차는 3.6㎞ 떨어진 영도구 한 병원 응급실로 다시 이동해야 했다.

신고 접수부터 29분이나 지나 병원에 들어갈 수 있게 된 A 씨는 병원에서 심폐소생술 등 응급조치를 받았지만 결국 숨졌다.

A 씨 유족은 B대학병원 측의 수용 거부에 문제가 없는지 경찰에 수사를 요청한 상태다.

병원 측은 심정지 환자를 받기 위해서는 의사가 3명 이상 필요한데, 당시 외래진료와 수술 등으로 당직의를 제외하고는 심정지 환자에 대한 응급조치를 할 수 있는 의사가 없어 수용이 불가능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B병원 측은 "환자 이송 전 119중앙관제센터에서 의뢰를 했을 때 이미 병원에 의료진이 없어 수용이 힘들다는 상황을 전달했다"며 "안 된다고 했는데도 구급차가 왔고, 의료진이 없어 조치가 안 되는데 받을 순 없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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