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대통령이 5일 대구 수성구 인터불고호텔에서 열린 '박근혜 회고록 출간기념 저자와의 대화'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승희 기자] 박근혜 전 대통령은 5일 “재임 중에 사소한 실수는 있었을지라도 의도적으로 제게 부끄러운 일이라든가 국민 앞에 부끄러운 일은 한 적이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떳떳하고 당당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대구의 한 호텔에서 자신의 회고록 출간을 기념해 연 북콘서트에서 진행자가 ‘감옥에서 인고의 생활을 견딜 수 있게 한 희망은 뭐였나. 많은 억울함이 있었을 텐데 어떻게 감내했나’라고 묻자 “힘들지 않았고 억울하지 않았다고 말하면 그건 거짓말”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그게 어려운 시간을 지켜내는 데 국민의 위로와 더불어 큰 기둥 같은 힘이 됐다”고 말해 박수를 받았다.
그는 “다만 제가 너무 가까이 있던 사람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해 국민께 실망을 드렸던 게 참 저를 힘들게 했다”며 “어쨌든 진실은 언젠가 밝혀질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담담히 견뎌낼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 전 대통령은 “많은 분께 받은 큰 사랑을 어떻게든지 갚으려 했는데 탄핵으로 중단되고 보답을 제대로 못 해서 안타깝고 죄송할 뿐”이라며 고개를 숙여 인사하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올림머리를 하고 검은색 재킷에 흰색 바지 정장 차림으로 무대에 올랐다. 약 90분간 평소 일상생활부터 대통령 재임 기간 업적, 문재인 정부에 대한 평가까지 주제를 넘나들며 의견을 밝혔다.
회고록 집필 계기에 대해선 “대통령을 지냈던 사람으로서 아쉬웠던 일에 대해서는 아쉬운 대로, 이거는 잘한 결정이라 생각한 것도 그대로 써서 밝힘으로써 미래세대에도 교훈이 될 수 있었으면 하는 생각으로 집필을 결심했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정치 일선은 물러났지만, 국민을 위해 앞으로 힘닿는 대로 역할을 하고 싶다’고 언급한 것과 관련, “이미 여러 번 말씀드렸지만, 저는 정치 일선을 떠났고 또 정치를 다시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제가 재임 중에 하지 못했던 일에 대한 아쉬움은 있고 누군가가 이제 그것을 해줬으면 하는 바람은 있다”고 했다.
그는 “정치는 하지 않겠지만, 제가 국민으로부터 받은 사랑이 너무 크고 감사하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제가 할 일이 있다면 어떤 일이라도 해서 보답해 드리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그동안 건강 문제, 회고록 집필 때문에 밖으로의 외출을 자제하고 있었는데 앞으로는 국민 여러분을 자주 만나려고 한다”며 “시장을 다니거나 주변에 관광지 이런 데도 다니면서 자연스럽게 많이 뵐 수 있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북콘서트 무대에는 수감 시절 유일하게 면회를 허용했던 측근 유영하 변호사와 허원제 정무수석이 함께했다. 유 변호사는 이번 총선에서 대구 달서갑에 출마하겠다며 국민의힘에 공천을 신청했다.
유 변호사가 박 전 대통령에 대해 가장 인상 깊은 순간을 말하다 눈시울을 붉히자, 박 전 대통령은 “목이 자주 메시는 것 같다. 그동안 하도 기가 막힌 일이 많아서”라고 위로하기도 했다.
행사에는 김관진 전 국가안보실장, 한민구 전 국방부 장관, 박흥렬 전 경호실장, 조윤선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김재수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 박근혜 정부 인사 일부가 초청받아 자리했다. 관객은 주최 측 추산 800명이었다.
행사장 앞에는 윤석열 대통령이 보낸 화환이 놓였고, 국민의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장동혁 사무총장, 최경환 전 경제부총리 등 명의의 화환도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