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집행위. [로이터]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유럽연합(EU)의 ‘탄소중립산업법’(NZIA)이 입법 최종 관문을 넘었다. 친환경 산업 역량 확대를 목표로 한 이 법은 ‘메이드 인 유럽’을 육성하겠다는 구상으로 유럽판 IRA로 불린다.
6일(현지시간) EU 상반기 순환의장국인 벨기에 정부는 이날 오후 소셜미디어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이사회, 유럽의회, 집행위원회 간 NZIA에 관한 3자 협상이 잠정 타결됐다고 밝혔다. 남은 형식적 절차에 해당하는 유럽의회, 이사회의 승인을 받으면 관보 게재를 거쳐 이르면 올해 말께 발효될 것으로 관측된다.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중국의 공격적 투자에 대응하기 위해 EU가 마련한 NZIA는 탄소중립과 관련된 역내 산업 제조 역량을 2030년까지 40% 끌어올리는 것을 목표로 한다.
태양광, 배터리, 탄소 포집·저장 등 친환경 산업과 관련된 주요 분야가 ‘전략적 탄소중립 기술’로 지정돼 패스트트랙 허가, 보조금 지급 요건 완화 등 각종 혜택을 받게 된다. 공공 조달 입찰 시에는 특정한 EU 역외 국가 제품이 65%를 넘어선 안 되며, 환경 기준 준수 여부도 따지게 된다.
이날 3자 협상은 원자력 발전을 비롯해 법안 혜택을 받게 될 기술 분야 범위가 집중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합의된 최종안은 관보 게재 이후에나 전문이 공개되므로 세부 내용은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3자 협상에 앞서 이사회, 유럽의회 모두 원자력 발전 기술의 일종인 핵분열·융합이 전략적 기술 목록에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을 피력한 만큼, 원자력 역시 일정 부분 NZIA 적용 대상이 될 가능성이 있다.
NZIA가 시행되면 역내 기업 입장에서는 보조금 지원 등에 있어 까다로웠던 기존 EU 규정보다는 유연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그러나 IRA와 달리 EU 차원의 대규모 직접 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 수단은 현재로선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실효성에 의문도 제기된다. 당초 EU는 산업계에 대한 인센티브 재원 마련의 한 방편으로 이른바 ‘유럽 주권 기금’(Sovereignty Fund) 조성을 모색했으나 내부 이견에 사실상 무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