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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KBS에서 방송된 윤석열 대통령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의 한 장면. [KBS 캡처] |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지난 7일 KBS에 방송된 윤석열 대통령의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에서 김건희 여사의 이른바 명품가방 수수 논란을 두고 명품백이 아닌 조그마한 '파우치'라 표현한 것을 두고 비판이 일고 있다. 또 명품백을 '받은' 것을 '놓고 갔다'로 표현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날 대담을 진행한 박장범 앵커는 “최근에 많은 논란이 되는 이른바 파우치, 외국회사 그 조그마한 백을 어떤 방문자가 김건희 여사를 만나 놓고 가는 영상이 공개됐습니다”라고 질의를 시작했다.
자막에도 ‘명품 가방’이라는 표현은 사용되지 않았고, “최근 김건희 여사의 ‘파우치 논란’”이라는 문구가 등장했다.
사전 녹화된 특별대담이 방송된 뒤 야당은 일제히 “끝내 대통령의 사과는 없었다”고 비판했다.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사람을 대할 때 좀 더 단호하게 처신하겠다는 말이 명품가방 수수 의혹에 대한 해명인가"라며 "이런 눈 가리고 아웅하는 변명으로 성난 국민을 납득시키겠다는 생각이야말로 대통령의 오만"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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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KBS와의 신념대담 '특별대담 대통령실을 가다' 사전 녹화를 하고 있다. 오른쪽은 진행을 맡은 박장범 앵커. [대통령실] |
특히 대담 중 사용된 ‘파우치’라는 단어 역시 도마 위에 올랐다. 고가의 명품 가방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축소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기인 개혁신당 최고위원은 “미진한 연극 한편 잘 봤다”며 “명품백을 명품백이라 부르지 못하고 이 악물고 ‘조그마한 파우치’라고 표현하는 사회자의 모습이 애처롭다”고 비판했다.
윤희숙 진보당 상임대표는 “명품백을 ‘파우치’로, ‘받았다’를 ‘놓고 갔다’로 표현, 이게 바로 마사지인가”라며 “김건희 여사 명품백 수수 사건을 ‘신분이 불명확한 사람이 사저에 들어가 파우치를 놓고 온 사건’으로 포장한 노력에 눈물이 난다”고 했다.
또 고민정 민주당 최고위원은 8일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박장범 앵커가 명품백을 명품백이라고 말하지 못하더라”면서 “몸을 사리고, 비루하다는 생각마저 들었다”고 말했다.
KBS 아나운서 출신인 그는 “어제 그 명품백을 말하지 못하는 앵커의 모습을 보면서 얼마나 많은 공영방송 KBS의 조직원들이 자괴감을 느꼈을까. 그리고 수신료를 내고 계신 국민도 이게 공영방송이 맞나 하는 생각이 들었을 것 같아서 참 씁쓸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