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인 대전’ 된 22대 총선…與野 30명, 펜 놓고 금배지 노린다 [이런정치]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29일 오전 여의도 중앙당사에서 열린 국민인재 영입 환영식에서 신동욱 TV조선 전 앵커에게 당 점퍼를 입혀주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22대 총선을 앞둔 정치권에 언론인 출신 인사들이 속속 합류하고 있다. 여야 지도부는 언론인 출신을 어김없이 총선 전략 담당 및 영입인재에 포함시켰고, 각 지역에서는 언론인들이 출사표를 던졌다. 언론인 출신 인사들은 높은 인지도 등이 무기로 꼽히지만, 정치권으로 ‘직행’하는 경우도 있어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다.

8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22대 총선에 출마하거나 정치권에 합류한 언론인 출신은 국민의힘에서 20명에 가깝고, 더불어민주당에서 10여명에 달한다. 우선 국민의힘에는 이른바 ‘조중동’으로 불리는 보수 성향 매체 출신 인사가 다수 합류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이후 홍영림 전 조선일보 여론조사 전문기자가 여의도연구원장을 맡았고, 신동욱 전 TV조선 앵커와 진양혜 전 KBS 아나운서가 최근 영입인재로 합류했다. 신 전 앵커는 이번 총선 서울 서초을에 공천을 신청해 현역인 박성중·지성호 의원과 경선이 예고됐다.

박정훈 전 TV조선 앵커(서울 송파갑), 경인방송 기자 출신인 김예령 당 대변인(강남갑), KBS 기자 출신인 김기흥 전 대통령실 부대변인(인천 연수을), MBN 앵커 출신의 정광재 당 대변인(경기 의정부을), 채널A 기자 출신인 이민찬 당 상근부대변인(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허인구 전 G1방송 사장(강원 춘천·철원·화천·양구을) 등도 지역구 출마 채비에 나섰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인재영입식에서 인재로 영입된 노종면 전 YTN 기자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연합]

민주당은 이명박 정부의 ‘1호 해직기자’로 알려진 노종면 전 YTN 기자와 이훈기 전 OBS 기자를 영입했다. 두 전직 기자 모두 인천 출마 의사를 밝혔고, 노 전 기자는 부평갑 전략공천설이 돌기도 했다. 이밖에도 이정헌 전 JTBC 앵커(서울 광진갑), 김홍국 전 TBS 보도국장(서대문갑), 박경수 전 BBS 앵커(마포갑), 민병선 전 동아일보 기자(경기 하남) 등이 예비후보 등록을 마쳤다. 국민일보 정치부장을 지낸 한민수 민주당 대변인과 JTBC 앵커 출신인 안귀령 부대변인도 출마가 예상된다. 중앙일보 정치부장 등을 지낸 강민석 전 청와대 대변인은 최근 민주당에 입당, 공천신청을 마쳤다. 출마지역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언론인 출신의 강점으로는 높은 인지도와 정무·소통능력이 꼽힌다. 한 여권 관계자는 “다른 정치신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정무 감각이나 메시지를 통한 소통 능력 등을 인정받아 직행 논란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영입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총선에서는 각각 KBS·MBC 아나운서 출신인 고민정 민주당·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이 대표 사례다. 국민의힘에서는 5선의 정진석(한국일보)·3선의 박대출(서울신문) 의원, 민주당에서는 6선의 박병석(중앙일보) 전 의장, 3선의 박광온(MBC) 전 원내대표 등 중진도 많다.

다만 총선을 앞두고 퇴직한 뒤 정치권으로 직행하는 이들을 놓고선 비판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통화에서 “인지도를 높이는 시간을 줄일 수 있기 때문에 언론인의 정치권 진출이 반복되지만, 권력을 견제해야 하는 언론인의 본분에 맞지 않는 행동”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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