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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새해 기업의 자금 수요 증가로 대기업과 중소기업 대출이 7조원 가까이 늘어나고, 회사채 순발행 규모도 4조5000억원 수준으로 확대돼 22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14일 발표한 ‘2024년 1월 중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1월 말 기준 은행권 기업대출 잔액은 1254조4000억원으로, 한 달 동안 6조700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12월 5조9000억원 줄어든 것과 상반된다.
이중 대기업대출이 253조원으로 5조2000억원 늘었고, 중소기업대출은 1001조4000억원으로 1조5000억원 늘었다.
[한국은행 제공] |
회사채 순발행 규모도 월 기준으로 2002년 한은 통계 편제 이후 최대를 기록했다. 1월 말 기준 회사채 순발행 규모는 4조5000억원으로 전월(3000억원)보다 증가폭이 크게 늘었다. 기업어음(CP)·단기사채 또한 우량물을 중심으로 6조6000억원 순발행됐다.
추명삼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이에 대해 “회사채의 경우 연초 자금 운용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금리 인하 기대로 기관투자자들의 투자수요가 높아진 배경이 있다”면서 “이외에도 지난해 기업들이 발행을 미룬 것, 1월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가 많아 기업에 부담이 된 점, 기존 기관투자자 수요가 합해진 부분 등으로 우량물 중심의 회사채 발행이 늘어나는 상황으로 확인된다”고 했다.
[한국은행 제공] |
가계대출 상황을 살펴보면 정책모기지론을 포함한 은행권 가계대출은 1월 말 기준 1098조3543억원으로, 지난해 12월보다 3조4000억원 가량 증가했다. 전월 증가폭(3조1000억원)보다 소폭 늘었다.
이중 주택담보대출은 855조2890억원으로 전달 대비 4조9000억원 늘었다. 지난해 12월 증가폭(5조1000억원)보다 다소 줄었다.
반면 신용대출 등 기타대출의 감소폭이 지난해 12월 2조원에서 지난달 1조5000억원으로 축소되면서 전체 가계대출 증가폭 확대에 영향을 미쳤다.
추 차장은 “주담대는 대출금리 하락에도 주택거래 감소 등의 영향으로 전월과 비슷한 규모로 증가했다”면서 “기타대출은 연초 상여금 유입 등으로 감소했지만 분기말 부실채권 매·상각 효과가 있었던 전월에 비해 감소폭은 축소됐다”고 설명했다.
향후 가계대출 증가세 추이에 대해 한은은 신생아 특례보금자리론, 대환대출 확대 등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추 차장은 “신생아 특례대출의 경우 신청금액 중 대부분이 대환 자금으로 1월 중 가계대출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대환대출 인프라를 통해 대환할 경우 새로운 대출 한도가 잔여금액 이내로 제한되기 때문에 가계대출 증가의 상방압력으로 작용하기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리스크 요인으로 보고 있는 것은 최근 은행들의 (대환대출) 시장 점유율 차지 압력이 높다 보니 개별 상품 금리 인하 경쟁까지 과열되는 상황이 있어 면밀히 보고 있다”고 말했다.
1월 중 은행 예·적금 등 수신고는 지난해 12월 14조1000억원 증가에서 올해 1월 28조8000억원 감소로 돌아섰다.
수시입출식예금은 전월 일시 유입된 법인자금 유출, 부가가치세 납부수요 등으로 42조3000억원 증가세에서 55조2000억원 크게 감소했다.
정기예금은 은행의 예대율 등 규제비율 관리를 위한 자금 유치 노력 등으로 법인 및 가계 자금을 중심으로 16조6000억원 증가했다.
자산운용사 수신은 36조2000억원 증가했는데, 이중 머니마켓펀드(MMF)는 연말 자기자본비율 관리 등을 위해 인출됐던 은행 자금이 재예치되고 국고여유자금도 유입되면서 26조1000억원 크게 늘었다.
채권형펀드(+5조원) 및 기타펀드(+4조7000억원)도 상당폭 유입됐고, 주식형펀드(-1000억원)는 소폭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