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키움증권이 약속드린 주주환원 정책을 성실하게 이행해 나가겠습니다. 당기순이익(별도 기준)의 30% 이상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진행할 것입니다. ‘투자자 맞춤형’을 넘어 ‘투자자 동반자형’ 서비스를 제공하면서 주주와 고객·직원·사회로부터 응원받는 회사로 거듭나겠습니다.”
지난해 리스크관리 부실에서 비롯된 각종 파고에 시달렸던 키움증권이 새해 수장을 교체하면서 변화를 예고했다. 지난달 취임한 엄주성(사진) 키움증권 대표이사 사장의 첫 공식 행보 역시 ‘조직 개편’였다. 위기관리 능력 강화에 방점을 찍고 현업·리스크·감사 부문으로 구성된 ‘3중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했다. 사전 예방을 위해 감사운영본부에 감사기획팀도 운영한다.
▶“질적 성장으로 시장 신뢰 회복”=작년 말 사장직에 내정된 후 조직 재정비를 모색했던 엄 대표는 최근 헤럴드경제 인터뷰에서 “수익에 치중해서 리스크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에 대해 회사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무엇보다 올 한 해는 리스크관리와 내부통제 강화를 통해 고객분들께 보다 나은 키움의 모습을 보여드리고 신뢰를 회복하는 데 집중하려고 한다”며 “그동안 개인투자자들과 함께 성장하고,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아온 키움증권인 만큼 앞으로도 최우선적으로 고객의견에 중점을 두고 차별화된 서비스로 제공하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엄 대표는 주주와의 신뢰 회복 역시 핵심 과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추진하는 주주친화 정책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과 관련해서 “작년 10월 발표한 중기 주주환원 정책의 큰 틀에서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며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고 배당과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재확인했다.
지난해 키움증권은 2023년부터 2025년까지 별도 재무제표 기준 당기순이익의 30% 이상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고 약속한 바 있다.
또 4300억원의 영풍제지 미수금에 따른 실적악화 우려에 대해선 “재무회계상으로는 작년 4분기 실적에 손실로 모두 반영되지만 관리회계(기업의 의사결정을 돕기 위한 내부보고 목적의 회계)로는 배당정책에 영향이 안 가도록 몇 년에 걸쳐 이연시켜 반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기적 위기 대응…알고리즘 개발 지속”=그가 생각하는 리스크 관리의 핵심은 조직 간 유기적 결합이 가능해야 한다는 것이다. 엄 대표는 “기존 시스템의 한계점을 분석해보니 리스크 관리 체계가 미들 오피스에 집중됐다는 것”이라며 “현업과 리스크 관리 조직이 유기적으로 결합해야 다양한 각도에서 영업활동에 대한 위험요인을 파악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키움증권은 법규·내규를 어길 만한 소지가 있는 항목들로 구성된 체크리스트를 구비하고 현업·리스크·감사 부문의 ‘3중 체계’로 빈틈 없이 관리할 방침이다.
엄 대표는 ‘핵개인화’ 시대에 맞춘 ‘자산 증대 서비스’도 선보일 방침이다. 키움증권의 로보어드바이저인 ‘키우GO’를 통해 서비스를 강화한다. 그는 “단순히 자산 비율에 맞춘 포트폴리오 제안에 그치지 않고 ‘살아있는 데이터’를 담을 것”이라고 했다. ‘ 유혜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