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여학생들이 지난 8일(현지시간)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대통령이 이끄는 혁명군이 1959년 1월 8일 아바나에 입성한 날을 기념하며 국기를 흔들고 있다. [연합] |
한국이 외교관계가 없던 쿠바와 전격적으로 수교를 결정하면서, 쿠바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린다. 쿠바는 사회주의 국가로 계획경제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곳이기도 하다. 수십년째 계속된 미국의 경제 봉쇄 정책으로 경제난을 겪은 것을 감안하면 이를 통해 민간 부문의 경제 문호가 넓어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외교부는 우리나라와 쿠바가 지난 1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양국 유엔 대표부가 외교 공한을 교환하는 방식으로 공식 외교관계를 수립했다고 발표했다. 쿠바는 우리나라의 마지막 중남미 미수교국으로도 알려져있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체 게바라와 카스트로의 좌파 혁명지로 유명한 카리브해 섬나라이기도 하다.
쿠바의 국토 면적은 11만㎢로 카리브해에서 가장 큰 도서국이다. 인구는 지난해 기준으로 1200명 안팎이다. 쿠바는 1959년 혁명 이후 반미(反美) 노선과 공산주의를 견지해오고 있다. 쿠바를 놓고 미국과 소련이 과거 핵전쟁 발발 직전까지 다다를 정도로 미국 입장에서는 안보 관점에서 중요 지역으로도 꼽힌다.
쿠바의 기틀이 잡힌 시점은 1959년으로 꼽힌다. 에르네스토 체게바라(1928∼1967), 피델(1976∼2008)·라울 카스트로 형제, 알베르트 바요(1892∼1967) 등을 중심으로 한 주민들이 풀헨시오 바티스타 정권을 무너뜨리면서 사회주의 국가를 탄생시켰다. 쿠바는 1949년 대한민국을 승인했지만 1959년 쿠바의 사회주의 혁명 이후 양국 간 교류가 단절된 것도 이 때문이다. 쿠바는 북한의 ‘형제국’으로 불리며 공식 수교 관계를 맺은 적이 없다.
쿠바를 표상하는 여러 단어 중 하나 역시 ‘반미’다. 쿠바를 지배하는 사회 시스템 또한 식료품 저가 배급제, 공기업의 독과점 형태의 수입 등을 기반으로 한다.
경제적으로 보면 쿠바의 상황은 쉽지 않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는 2019년 현재 9234달러다. 1989년 사회주의권이 붕괴한 뒤 교역량의 절대적인 부분을 차지하던 구소련 블록으로부터 지원이 끊긴 탓이다. 특히 1992년 미국의 쿠바 민주화법과 1996년 쿠바 자유와 민주화를 위한 법이 발효된 뒤 미국의 강경 조치가 내려졌고, 이는 경제위기를 더욱 앞당겼다. 쿠바는 그 이후 외국인 투자 문호를 열고, 사적이익을 부분적으로 허용하는 등 시도를 꾀했지만 식량난은 풀릴지 않았다. 이 때문에 2021년 쿠바에선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미국 등으로 이주 행렬도 일어났다.
세계은행 자료에 따르면 쿠바 경제 성장률은 2020년 마이너스(-) 10.9%를 기록한 이후 2021년과 2022년 0∼1% 안팎의 저성장 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반면 물가상승률은 2021년 424%까지 치솟아 극심한 인플레이션 상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는 2021년 기준 쿠바의 정부 배급이 최저 생계의 ¼ 수준에 머문다는 진단을 내놓기도 했다. 공식 부문 외에 드러나지 않은 비공식 부문까지 합치면 관측조차 쉽지 않을 정도다. 이 때문에 쿠바가 우리와의 수교를 계기로 경제 협력을 넓히고, 각종 어려움을 타개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서정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