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호박 하나가 3000원…치솟는 채소값, 장보기 무섭다 [푸드360]

[헤럴드경제=전새날 기자] 설 명절이 지났지만, 채솟값 물가는 여전히 고공행진 중이다. 주요 채소 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면서 유통 업계는 가공·냉동식품 등 할인 혜택을 확대하고 있다. 정부는 내달까지 약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물가 잡기에 총력을 기울인다는 방침이다.

1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14일 기준 애호박(1개) 평균 소매 가격은 3071원으로 전년 대비 31.8% 올랐다. 같은 날 대파(1㎏)는 3682원으로 50.8%, 오이(10개)는 1만2795원으로 39.6% 뛰었다. 시금치(100g)와 청양고추(100g) 등 채소 가격도 각각 1266원, 2544원으로 전년 대비 49.6%, 19.4% 상승했다.

전반적인 식료품 물가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식료품 물가는 1년 전보다 6% 상승했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 폭(2.8%)의 두 배를 웃돈다. 식료품 물가 상승세는 둔화하고 있지만, 속도가 느린 탓에 넉 달째 6%대를 기록하고 있다. 식료품 물가를 구성하는 우유·치즈·계란(4.9%), 채소·해조(8.1%) 등도 지난달 전체 물가 상승률을 웃돌았다.

장바구니 물가 부담이 커지면서 채소 구매를 포기하는 소비자도 나오고 있다. 주부 임미영(37) 씨는 “마트에서 애호박을 집었는데 3000원을 넘는 가격을 보고 깜짝 놀라 다시 내려놨다”며 “결국 집에 남은 재료들로 된장찌개를 끓여 먹었다”고 말했다.

12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장을 보는 시민. [연합]

대체재로 비교적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면서 보관이 용이한 가공식품과 냉동식품은 반사이익을 누리고 있다. 직장인 박수림(28) 씨는 “1인 가구는 채소 보관도 어려워 가성비 좋은 냉동식품을 자주 구매한다”며 “최근 치킨부터 만두까지 냉동식품 소비가 늘어 한동안 안 쓰던 에어프라이어까지 다시 꺼내 쓰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계도 가공식품과 냉동식품 할인 혜택을 늘리고 있다. 통상 대형마트에서는 제조사가 만드는 냉동식품보다 신선식품의 할인율 조정이 수월하다. 하지만 과일, 채소 등 신선식품 물가가 뛰자 소비자 부담 완화 차원에서 할인 규모를 대폭 확대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홈플러스는 인기 냉동식품을 최대 50% 할인 또는 1+1에 선보이는 ‘냉동 먹거리 페스타’를 이날부터 오는 21일까지 연다. 이마트는 이마트에브리데이와 손잡고 오는 16일부터 먹거리와 일상용품 등을 초저가에 제공하는 ‘가격 역주행’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내달까지 이어지는 행사 상품은 쌀, 우유, 라면, 치즈 등 모두 54개다.

한편 정부는 ‘비상경제차관회의 겸 물가관계차관회의’를 열고 다음 달까지 약 3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농·축·수산물 할인 지원을 이어간다는 계획을 밝혔다. 먼저 과일과 오징어 등 물가불안 품목을 최대 40~50% 할인한다. 수산물 온누리상품권 환급행사도 전국 68개 전통시장에서 상반기 매달 개최한다. 또 대파 3000t(톤), 수입과일 30만t 등 할당관세 물량을 신속 도입하고, 배추·무 8000t을 추가 비축할 계획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