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5공장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 송도에 위치한 사업장을 찾아 직원들을 격려하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해 한계를 돌파하자”고 주문했다. 이재용 회장이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찾은 건 지난 2022년 10월 이후 1년 4개월 만이다.
앞서 설 연휴 기간인 지난 9일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위치한 삼성SDI 배터리 공장을 방문했던 이 회장은 열흘 만에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업장을 찾으며 국내에서도 ‘현장 경영’을 이어갔다.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관련 모든 혐의에 대해 1심에서 무죄 선고를 받은 이후 경영 보폭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회장은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송도캠퍼스를 찾아 내년 완공을 목표로 건설 중인 5공장 현장과 본격 가동 중인 4공장 생산라인을 점검했다. 이후 경영진으로부터 기술 개발 로드맵과 중장기 사업전략 등을 보고받았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ADC(항체-약물 접합체) 제조시설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이 회장은 직원들을 만나 “현재 성과에 만족하지 말고, 더 과감하게 도전하자”며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미래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올해 들어 언론에 공개된 이 회장의 현장 경영은 총 세 차례다. 지난 1월 새해 첫 행보로 삼성리서치를 찾은 데 이어 이달 9~10일엔 말레이시아 삼성SDI 배터리 공장과 삼성 스토어 매장을 찾아 현지 사업을 점검했다.
특히 이달 5일 삼성물산-제일모직 부당합병 사건 1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후 첫 국내 현장 경영 행선지로 삼성바이오로직스를 택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연간 매출액 3조7000억원, 영업이익 1조1000억원, 수주 3조500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삼성이 2010년 바이오를 미래 신수종 사업으로 낙점하고, 2011년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해 사업을 본격 시작한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5공장 건설 현장을 살펴보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2016년 상장 당시 3000억원 수준에 불과했던 연간 매출은 7년 만에 12배 성장했고, 공격적인 투자로 2022년 생산능력은 세계 1위에 올랐다.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도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혈액질환 ▷안과질환 치료제 등의 판매허가를 획득해 창립 12년 만에 매출 1조원을 돌파하는 등 최대 실적 달성에 기여했다.
이 회장은 지난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 3공장 기공식에 참석하고, 2022년 4공장 준공식에도 자리하며 바이오 사업 성장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이 회장이 이날 둘러본 5공장은 내년 4월부터 가동 예정으로, 생산능력이 18만 리터에 달한다.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고 생산능력 초격차를 달성할 핵심 기지로 꼽히고 있다.
2011년 설립 당시 100여명에 불과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직원 수는 현재 약 4500명으로 불어났다. 전체 직원의 절반 이상이 20대일 만큼 청년 일자리 창출에 기여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16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인천사업장을 찾아 ADC(항체-약물 접합체) 제조시설 건설 현장에서 관계자의 브리핑을 듣고 있다. [삼성전자 제공] |
1~4공장을 완공하며 제1바이오캠퍼스 구축을 완료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32년까지 7조5000억원을 투자해 제2바이오캠퍼스도 조성할 계획이다. 매년 400여명의 일자리를 책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협력사와 건설인력까지 합하면 2032년까지 1만여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된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납부하는 법인세도 2021년 약 1300억원→2022년 약 2500억원→2023년 약 2600억원으로 계속 증가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차세대 항암 기술인 ADC(항체-약물 접합체) 개발에 본격 착수하는 등 사업 다각화에 나설 계획이다. ADC는 항체에 암세포를 죽이는 약물을 붙여 다른 세포의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암세포만 제거하는 기술이다.
아울러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물산, 삼성바이오에피스와 2400억원 규모의 라이프사이언스펀드를 조성해 유망 바이오 기술 기업에 지분 투자하고 있다. 작년에는 난치성 뇌 질환 분야 신약을 개발하는 국내 기업 에임드바이오에 투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