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공의 사직서, 의대생 집단휴학에 전국 집회…의대 증원에 의료계·정부 갈등 격화

서울시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15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정부의 의과대학 입학 정원 확대에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의과대학 입학정원 확대 방침에 따른 의사와 정부 간 갈등이 격화하고 있다. 15일 전국 시도의사회가 동시집회를 연 가운데 전공의들은 집단 사직서 제출도 예고했다. 한림대 의대 재학생을 시작으로 동맹휴학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이날 세브란스병원 응급의학과 소속 전문의로 근무하고 있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오는 20일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원광대병원 전공의 7명도 사직서를 제출했다. 대전성모병원이 속한 가톨릭중앙의료원 인턴, 서울아산병원 전공의도 사직서 제출에 대한 뜻을 모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림대 의대 4학년 학생들이 의대 정원 확대에 반발해 동맹 휴학을 하겠다고 선언한 가운데, 이같은 움직임이 전국으로 확산할 가능성도 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의대협)는 전국 의대생을 대상으로 동맹 휴학 참여 여부를 묻는 설문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와 관련 학생들의 휴학 신청이 절차상 요건에 따랐는지를 철저하게 확인하겠다는 입장이다. 교육부는 “각 대학이 대학별 학칙 및 규정에 따른 절차와 요건을 충족하였는지를 명확히 확인하여 학생들이 잘못된 선택으로 불이익을 받는 일이 없도록 지도·관리를 요청했다”고 밝혔다. 교육부에 따르면 이날 오후 기준 대학 측에 제출된 휴학원은 없다.

15일 오후 강원도청 앞에서 강원도의사회가 의대 정원 증원 정책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있다. [연합]

대한의사협회(의협) 산하 전국 16개 시도의사회는 이날 곳곳에서 궐기대회를 개최하고 의대 증원 방침 철회를 촉구했다. 박명하 서울시의사회장은 이날 오후 7시 용산 대통령실 앞에서 궐기대회를 열고 “일방적인 대규모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패키지를 원점에서 재논의하고, 이러한 국가적 혼란을 야기한 책임자의 문책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의협 비대위는 오는 17일 첫 회의를 열고 의대 증원을 저지하기 위한 투쟁 방안과 향후 로드맵을 결정할 계획이다. 전 회원을 대상으로 집단행동 찬반을 묻는 투표도 재추진한다.

정부는 의사단체가 전면 파업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보면서도, 집단행동이 현실화할 경우 법과 원칙에 따라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박 회장의 사직서 제출에 대해 “이미 집단행동 교사 금지명령이 내려졌기 때문에 이것을 회피하기 위한 투쟁 수단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정부는 어떤 경우라도 집단행동으로 번지지 않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밝혔다.

복지부는 전공의 파업으로 의료대란 등이 발생할 경우 ‘비대면 진료’를 전면 확대하고, 진료보조(PA) 간호사 역할을 확대할 계획이다.

경북도의사회 이우석 회장 등 도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15일 오후 7시 경북도의사회관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규탄대회를 열고 의사가운 탈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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