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제조업·수출 중심 경기 회복흐름…부문별 온도차 계속”

[헤럴드경제=양영경 기자] 정부가 최근 물가 상승세가 둔화하는 가운데 제조업 생산·수출 중심의 경기 회복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는 진단을 내놨다. 다만, 민간소비 둔화와 건설투자 부진 가시화 등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다는 평가는 유지했다.

기획재정부는 이날 ‘최근 경제동향(그린북) 2월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연합뉴스]

정부는 지난해 7월까지 ‘경기 둔화’라는 진단을 내린 이후 8월부터 ‘경기 둔화 완화’라고 평가하는 등 한국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는 인식을 보여왔다.

수출 증가세는 이 같은 진단의 근거가 됐다. 지난달 수출은 1년 전보다 18.0% 증가한 546억9000만달러를 기록, 4개월 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조업일수를 고려한 일평균 수출은 22억8000만달러로 이 기간 5.7% 늘었다.

품목별로 15대 주요 수출품목 중 13개 품목에서 수출이 증가했는데, 특히 자동차·선박·반도체 등의 수출 확대가 두드러졌다. 지역별로는 9개 주요 수출지역 중 8개 지역에서 증가했다.

다만, 정부는 지난달에 이어 “경제 부문별로 회복 속도에 차이가 있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는 민간소비 둔화와 건설투자 부진 가시화 등을 언급했다.

재화소비를 보여주는 12월 소매판매는 내구재(-1.2%), 준내구재(-0.3%), 비내구재(-0.7%) 모두 줄면서 전월보다 0.8% 감소했다. 소매판매는 전년 동기 기준으로 지난해 2분기부터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월 소매판매의 경우 국산 승용차 내수판매량 증가 등이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백화점·할인점 카드승인액이 감소한 점은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정부는 전망했다.

12월 건설투자도 전달보다 2.7%, 1년 전보다 1.2% 감소하는 등 부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분양 물량이 회복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건축허가 면적 감소 등은 향후 건설투자에 부정적 요인으로 꼽혔다.

최근 물가 상승세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둔화하고 있다고 봤다. 지난달 물가 상승률은 2.8%로 석 달 연속 상승폭이 줄었다.

석유류 가격 안정세로 가공식품·서비스 가격 상승폭이 줄어든 게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한파·일조량 부족 등의 영향으로 일부 채소류 가격이 뛰면서 농축수산물은 1년 전보다 8.0% 상승하기도 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중순부터 오른 국제유가가 시차를 두고 물가에 반영되면서, 2~3월 물가 상승률이 다시 3% 안팎을 보일 것으로 예상한 바 있다.

정부는 대외적으로 정보기술(IT) 업황 개선 기대와 함께 세계경제 연착륙에 대한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지역 분쟁 등 지정학적 리스크와 공급망 불안 소지 등 불확실성이 지속하고 있다고 봤다.

이에 따라 조속한 물가안정 기조 안착과 민생·내수 취약 부문으로의 회복세 확산에 최우선 역점을 둔다는 계획이다. 정부는 “민생토론회 주요 정책과제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면서 철저한 잠재위험 관리와 함께 우리 경제의 역동성 제고 노력을 병행하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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