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환원도 곳간 차 있어야”…저PBR주 중에서도 ‘현금체력’ 높은 종목 주목하라 [투자3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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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정부가 이달 중 ‘기업 밸류업’(가치 상승) 정책을 발표할 예정인 가운데, 주주환원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낮은 종목을 중심으로 투심이 몰리고 있다. 한동안 급등했던 ‘저PBR주’들도 숨고르기에 들어가면서 옥석을 가리기 위해선 현금이 넉넉한 기업들에 주목해야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사주 매입·소각 등 장기적인 주주환원을 위한 ‘현금 체력’ 확보가 우선이란 진단이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잉여현금흐름(Free Cash Flow·FCF)을 중심으로 저PBR주를 살펴봐야 한다고 조언한다. FCF는 기업이 창출한 수익(영업현금흐름)에서 세금과 영업비용, 설비투자액 등 지출(자본적 지출)을 빼고 남은 현금을 의미한다. 회사의 재무 건전성과 현금 창출 능력을 가늠할 수 있어 실제 자금 사정과 배당 여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된다.

FCF 사정은 주주환원 가능성에 기대감 키우는 대목이다. 상장사들은 배당을 늘리고 자사주를 소각하는 등 앞다퉈 주주환원 정책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지속적으로 시행하기 위한 기초체력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이경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저평가됐다는 사실만으로는 부족하다”며 “결국은 안정적인 주주 환원 정책을 하려면 현재 현금이 많아야 되는데 한번 주주환원하고 끝날 게 아니라면 꾸준한 캐시플로우가 결국은 답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연구원은 업종별 저PBR주들 중에서도 지난 3년간 시가총액 대비 잉여현금흐름 비율을 토대로 장기 체력이 탄탄한 기업들을 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한다. ▷에너지(HD현대) ▷소재(동국제강) ▷산업재(한화) ▷소비재(영원무역홀딩스)▷금융(우리금융지주)▷IT(NHN) ▷커뮤니케이션통신(더블유게임즈) ▷유틸리티(한국가스공사) ▷건강(일성신약) 등이다. 가령 HD현대는 PBR이 0.7배지만 시총대비 FCF는 13.5%에 달한다. 동국제강 PBR 0.3배지만 시총 대비 FCF는 7.1%. 우리금융지주는 PBR이 0.3배지만 시총대비 FCF는 23.3%로 높은 종목이란 것이다.

강진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도 시총 대비 FCF 사정, 현금배당성향, 배당수익률 등을 토대로 옥석가리기가 필요하다고 설명한다. 강 연구원은 “저 PBR 테마가 끝난 것은 아니다”며 “정책 세부내용 발표까지 가치주에 대한 관심 이어질 것으로 예상. 2~3월 동안 옥석가리기에 집중하는 전략이 유효하다”고 했다.

기업 밸류업 정책은 PBR 1배 미만의 저평가된 상장사의 적극적인 주주환원을 유도해 기업가치를 높이려는 취지에서 시작됐다. 프로그램에는 상장법인이 PBR을 비롯해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주요 투자지표를 비교 공시하고, 주주가치 제고 계획을 기재토록 하는 내용 등이 담길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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