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쿠바 수교하자 북한, 일본에 손짓…김여정 “기시다, 방북할 날 올 수도”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연합]

[헤럴드경제=최은지 기자]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15일 “(일본) 수상이 평양을 방문하는 날이 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14일 남한이 북한의 ‘사회주의 형제국’인 쿠바와 국교를 수립하자 일본에 손짓한 것으로 풀이된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담화를 내고 “일본이 우리의 정당 방위권에 대하여 부당하게 걸고드는 악습을 털어버리고 이미 해결된 납치 문제를 양국 관계 전망의 장애물로만 놓지 않는다면 두 나라가 가까워지지 못할 이유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총리는 지난 9일 중의원(하원) 예산위원회에서 북일 정상회담 추진 관련 질문에 “작금의 북일 관계 현상에 비춰 봐 대담하게 현상을 바꿔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면서 “나 자신이 주체적으로 움직여 정상끼리 관계를 구축한다”고 밝혔었다.

김 부부장은 “최근 기시다 일본수상이 국회 중의원 예산위원회에서 일조(일북) 간의 현 상황을 대담하게 바꾸어야 할 필요성을 강하게 느낀다고 하면서 자기 자신이 공화국 국무위원장과 주동적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매우 중요하며 현재 다양한 경로를 통하여 계속 노력하고 있다고 발언하였다고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나는 기시다 수상의 발언과 관련하여 일본 언론들이 조일(북일)관계 문제에 대해 종전과는 다른 입장을 표시한 것으로 된다고 평가한데 대해서도 유의한다”며 “기시다 수상의 이번 발언이 과거의 속박에서 대담하게 벗어나 조일 관계를 전진시키려는 진의로부터 출발한 것이라면 긍정적인 것으로 평가되지 못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 부부장은 “지금까지 일본이 이미 다 해결된 납치 문제나 조일관계개선과는 아무런 인연도 없는 핵, 미싸일 문제를 전제부로 계속 들고 나온 것으로 하여 두 나라 관계가 수십년간 악화일로를 걷게 되었다는 것은 누구나 인정하는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본이 시대착오적인 적대의식과 실현불가한 집념을 용기 있게 접고 서로를 인정한 기초 우(위)에서 정중한 처신과 신의 있는 행동으로 관계개선의 새 출로를 열어나갈 정치적결단을 내린다면 두 나라가 얼마든지 새로운 미래를 함께 열어나갈 수 있다는 것이 나의 견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과거가 아니라 앞을 내다볼 줄 아는 현명성과 전략적 안목, 그리고 정치적 결단을 내릴 수 있는 의지와 실행력을 가진 정치가만이 기회를 잡을 수 있고 역사를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다만 현재까지 우리 국가 지도부는 조일 관계 개선을 위한 그 어떤 구상도 가지고 있지 않으며 접촉에도 아무런 관심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기시다 수상의 속내를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다.

그러면서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 개인적인 견해일 뿐 나는 공식적으로 조일관계를 평가할 위치에 있지는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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