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내 TSMC 잡겠다” 속도내는 삼성…일본 유니콘 기업 ‘2나노 반도체’ 수주

경계현 삼성전자 DS부문장 사장 [SNS 캡처]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일본의 대표 AI 유니콘 스타트업으로부터 2나노 공정 기반 AI 반도체 위탁 생산을 수주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삼성은 2나노 공정을 터닝포인트로 5년 안에 대만 TSMC를 앞서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올해부터 2나노 이하 초미세 공정을 둘러싼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업계의 경쟁이 치열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가 TSMC와의 격차를 줄일 수 있을지 주목된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일본의 AI 스타트업 프리퍼드네트웍스(PFN)로부터 AI 가속기를 비롯한 2나노 공정 기반 AI 반도체를 수주하기로 했다. 지난 2014년 설립된 PFN은 AI 딥러닝(심층학습) 개발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는 유망 스타트업이다. 도요타로부터 약 115억엔을 투자 받았으며, NTT, 화낙(Fanuc) 등 10개사가 출자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엔비디아, 인텔 등과도 협력한 사례가 있다.

일본 프리퍼드네트웍스(PFN) 로고 [프리퍼드네트웍스 홈페이지]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2나노 AI 가속기 칩 과제를 수주했다고 처음 밝혔다.

업계 안팎에서는 삼성전자가 메모리와 파운드리 사업을 모두 갖추고 있어 고대역폭메모리(HBM) 등의 설계부터 생산, 2.5D 첨단 패키징까지 일괄생산(턴키)으로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PFN의 선택을 받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삼성전자 측은 “고객사 관련 내용은 확인할 수 없다”고 밝혔다.

앞서 경계현 DS부문장(사장)은 삼성이 TSMC를 앞서는 터닝 포인트로 2나노 공정을 꼽은 바 있다.

경 사장은 지난해 5월 대전 카이스트(KAIST)에서 진행한 특별 강연에서 “냉정하게 얘기하면 성전자의 파운드리 기술력은 대만 TSMC에 뒤처져있다”며 “하지만 TSMC가 2나노 공정에 들어오는 시점부터는 삼성전자가 앞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열심히 해서 기술력에서 다시 세계 최고가 돼보자는 목표를 갖고 5년 안에 한번 해보겠다”고 강조했다.

삼성전자, TSMC, 인텔 등 주요 파운드리 업체들은 올해부터 2나노 공정 로드맵을 공개하며 초미세 공정을 둘러싼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삼성전자와 TSMC는 2025년 2나노 공정 양산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인텔은 이보다 빠른 2024년에 첫 양산에 성공하겠다는 계획이다.

세계 최대 규모의 반도체 공장인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전경.[삼성전자 제공]

TSMC는 기존 고객사인 애플과 인텔 등을 이미 2나노 공정 기반 파운드리 수주를 따내며 한발 앞서고 있다. 반도체 전문 시장조사업체 익스플로어세미스에 따르면 2022년 기준 TSMC의 고객사는 총 532곳이다. 애플, 엔비디아, 인텔 등 주요 글로벌 업체 뿐 아니라 다양한 중소형 팹리스(반도체 설계)까지 고객사로 두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이번 일본 PFN을 포함해 다양한 고객사를 확보하고, TSMC보다 한발 앞선 3나노 공정 부터 GAA(게이트올어라운드) 기술을 도입한 경험을 바탕으로 2나노 시대에 승부를 걸겠다는 전략이다.

한편, 지난해 3분기 기준 TSMC의 파운드리 점유율은 57.9%로 1위다. 이어 삼성전자 12.4%, 글로벌파운드리 6.2%, UMC 6%, SMIC 5.4% 순이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