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은행, 국제 지원 중단된 아프가니스탄 민간 부문 지원 결정

[게티이미지뱅크]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약 2년 전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가니스탄의 국제 지원이 거의 중단된 가운데, 세계은행이 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 민간 부문 지원을 결정했다.

17일(현지시간) AFP 통신 등에 따르면 세계은행은 지난 15일 이사회를 열어 ‘어프로치 3.0’으로 명명된 새로운 아프가니스탄 지원 방식을 승인했다. 이에 따라 탈레반이 2021년 8월 미군을 비롯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군 철수 과정에서 재집권한 이후 중단된 아프간 내 인프라 프로젝트가 재개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은행은 성명을 내 산하 국제개발협회(IDA)가 이사회 승인을 받아 향후 15개월에 걸쳐 약 3억달러(약 4000억원)를 유엔 기관 등을 통해 보조금 형태로 지원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성명은 “이 자금은 (아프간) 전역의 기본적인 서비스 지원에 사용된다”며 “이 서비스는 특히 여성들에게 혜택을 주는 것으로 탈레반 당국의 통제를 받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또 세계은행은 어프로치 3.0을 통해 탈레반 당국과 ‘원칙적인 접근’을 계속할 것이라며 아프간에서 진행하는 프로젝트의 중심에 여성을 둬 여성들이 스스로 프로젝트 활동을 수행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세계은행은 이번 이사회에서 아프가니스탄과 그 인접국들인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파키스탄이 관련된 청정에너지 프로젝트 재개도 승인했다.

이는 아프간 주변 3국에서는 이 프로젝트가 거의 완료된 상태여서 아프가니스탄 내 프로젝트를 재개해야 12억달러 규모의 프로젝트가 발 묶인 자산이 될 위험을 피할 수 있다는 주변국들의 의견에 따른 것이다.

세계은행은 이 프로젝트의 재개 역시 탈레반 당국의 관여 없이 진행된다고 덧붙였다.

세계은행의 이런 조치는 탈레반 당국이 재집권 후 이슬람 율법을 엄격하게 적용해 교육 등에 대한 여성들의 권리를 제한하면서 많은 외국 정부와 국제단체가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자금지원을 중단하거나 대폭 삭감한 가운데 나왔다.

아프간 국내총생산(GDP)은 2021년 20% 이상, 다음 해에 6% 이상 감소한 것으로 세계은행은 추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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