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 [사진=AP] |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오는 11월 미국 대통령 선거에서 양자 대결이 유력한 조 바이든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임 중 사저 방문에서도 백중을 다투고 있다. 선거를 앞두고 텃밭을 다지는 측면이 있지만 ‘혈세 낭비’라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한 대목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8일(현지시간) 마크 놀러 전 CBS 기자를 인용, 바이든 대통령이 2021년 1월 취임 후 올해 1월까지 3년 동안 델라웨어주에 있는 개인 저택과 별장에서 254일을 보냈다고 전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임기 중 주말의 거의 절반인 72번의 주말을 윌밍턴 외곽의 집이나 레호보스 해변 북쪽의 별장에서 지냈다. 이 중 43번은 금요일에 방문해 월요일에 백악관으로 떠나는 긴 주말이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취임 후 3년 동안 플로리다주의 마러라고 리조트나 뉴저지주 베드민스터의 골프 클럽에서 259일을 머물렀다. 바이든 대통령보다 5일 많은 일수다.
두 사람이 사저에서 보낸 시간은 100일이 채 안 되는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보다 월등히 많고, 200여 일을 체류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보다도 길다.
대통령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보낸 공식 일정까지 합치면 바이든 대통령이 백악관 밖에서 보낸 기간은 408일로 부시 전 대통령(478일) 이후 가장 많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291일 동안 백악관을 떠나 있었고, 오바마 전 대통령은 135일로 네 명 중 가장 적었다.
바이든 대통령의 참모진은 그의 사저 방문이 가족과 시간을 보내기로 한 50여 년 전 약속으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상원의원 시절이던 1972년 아내와 딸이 교통사고로 사망한 후 남은 아들들을 위해 그는 거의 매일 기차를 타고 워싱턴에서 델라웨어로 돌아갔다.
올리비아 달튼 백악관 대변인은 “대통령은 수십 년 동안 델라웨어로 통근해 왔으며 주말에 가족과 지역사회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은 그의 삶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남아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주변 사람들도 알다시피 바이든 대통령은 백악관에 있든, 델라웨어에 있든, 전국을 여행하든 어디에서나 끊임없이 일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바이든 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 모두 사저가 있는 곳에 대선 본부를 꾸린 점도 더 잦은 방문의 요인이 됐다.
다만 사저에 방문할 때 행보에서는 두 사람이 차이를 보였다.
바이든 대통령은 사저에 머물 때 주로 가족과 비공개로 시간을 보낸 반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골프 클럽 홍보를 통한 경제적 이익을 노렸으며 후원자들과 미팅을 갖기도 했다.
대통령의 외출은 큰 비용을 초래한다는 점에서 두 사람의 빈번한 외출은 비판을 받아 왔다.
대통령이 백악관 외부로 이동할 때마다 전용 비행기인 ‘에어포스 원’이나 전용 헬리콥터 ‘마린 원’을 이용하고, 때로는 12대 이상의 경호 차량을 동원한다. 비밀경호국 요원들은 사저 주변을 순찰하고 대통령이 방문하는 모든 장소의 안전을 확보한다. 또한 대통령이 어디를 가든 백악관 직원들과 국가안보 보좌관들은 국내외 이슈에 대한 최신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
이 모든 것은 국민들이 낸 세금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정치권의 표적이 되곤 한다.
공화당에선 바이든 대통령이 델라웨어에서 여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직무유기라고 주장하고 있고, 바이든 측은 그의 직무에 대한 접근 방식이 전임 대통령과 다르다고 반박하고 있다.
민주당도 트럼프 대통령 재임 시절 비밀경호국 요원들이 마러라고 리조트와 베드민스터 리조트에 수행할 때 과도한 요금을 부과했다고 비판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