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경영인 중심’ KT&G 이사회, 2.8조 규모 주주가치 제고 박차

서울 강남구 KT&G 사옥. [KT&G 제공]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KT&G가 2조8000억원 규모의 주주환원 정책을 본격화하고 있다.

KT&G는 지난 16일 350만주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3150억원 규모로 전체 발행주식 수의 2.6%에 달한다. 자사주 소각이란 회사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자사주 소각을 결정한 상장사는 21곳, 총 소각 규모는 3조3148억원이다. KT&G의 자사주 소각 규모는 상장기업 전체 자사주 소각액의 약 10%를 차지한다. KT&G는 하반기에도 추가로 자사주를 소각한다. 올해 발행주식총수의 약 5%를 소각할 계획이다.

또 KT&G 이사회는 2023년 결산배당금을 4000원으로 결의했다. 지난 반기배당금 1200원을 포함한 연간 총 배당금은 전년 대비 200원 오른 주당 5200원이다. 배당수익률은 5.7%다.

KT&G는 지난해 11월 ‘밸류데이’ 열고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간 1조8000억원 배당하고, 현재 보유한 자사주의 절반 수준인 약 1000만 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7.5%)가량을 소각하는 방안 등 총 2조8000억원 규모의 신(新)주주환원정책을 발표했다.

외형 성장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KT&G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역대 최대치인 5조8724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3대 핵심사업 중 하나인 해외궐련 사업부문의 연간 매출액이 1조1394억원으로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해외궐련을 포함한 NGP(전자담배)·건기식 등 3대 핵심사업의 연간 매출액은 전년 대비 1.1% 증가한 3조3127억원이었다.

KT&G는 올해도 연결 기준 매출액을 10% 이상, 영업이익은 6% 이상 신장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3대 핵심사업의 올해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보다 각각 15% 이상, 31.5% 이상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KT&G의 이런 굵직한 의사결정 바탕에는 전문경영인 출신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이사회가 있다. KT&G 이사회 역량지표(BSM)에 따르면 KT&G 이사회에서 전문경영인 경험이 있는 이사진 비율은 75%에 달한다.

총 6명의 사외이사 중 임민규(전 SK 머티리얼즈 대표이사 사장), 김명철(전 신한금융지주 CFO), 손관수(전 CJ 대한통운 공동 대표이사), 이지희(현 더블유캠프 대표이사) 등 4명이 CEO 또는 CFO 경험을 갖춘 전문경영인 출신이다. 이외에도 백종수 이사(현 법무법인 동인 구성원 변호사), 고윤성 이사(현 한국외대 경영대학 교수, 한국세무학회 부회장)가 각각 법률과 회계 전문가로 다각적인 관점에서 주요 안건을 논의하고 합리적인 의사결정을 돕는다.

증권업계에서도 KT&G의 주주가치 제고 전략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하반기 신규 자사주 취득 및 소각까지 고려할 때 연간 총 5% 수준의 주식 소각이 이뤄지게 되는 것”이라며 “일회성 주주환원이 아니며 중장기 계획에 따라 향후 3년간 매년 5% 규모의 주식 소각이 이루어진다는 점이 핵심이며 국내 최고 수준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박상준 키움증권 연구원도 “NGP 침투율 증가, 해외법인 담배 판매량 증가와 가격 인상, 부재료 투입단가 상승 부담 완화를 통해, 올해 실적도 견조한 흐름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중기적으로 금리 인하 국면에서 고배당주의 매력도가 제고될 수 있는 점도 밸류에이션 상승 측면에서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KT&G 이사회는 지난해 12월 28일 지배구조위원회를 구성하고 ‘지배구조위원회-사장후보추천위원회-주주총회 승인’ 3단계의 차기 사장 후보 선정 절차를 진행 중이다. 이달 16일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차기 사장 후보 2차 숏리스트 4명을 확정했다.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 방경만 현 KT&G 수석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 허철호 현 KGC인삼공사 사장 등이 이름을 올렸다.

사추위는 이번 주 이들 후보자를 상대로 대면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다. 차기 사장 선임은 3월 말 정기주주총회에서 결정된다.

김명철 사장후보추천위원장은 “사추위는 전체 주주의 이익과 회사의 미래가치를 극대화한다는 원칙하에 심사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 객관성을 확보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앞으로 심층 인터뷰를 진행해 KT&G를 한 차원 더 높은 글로벌 리딩기업으로 이끌 리더십을 갖춘 최적의 적임자를 선정해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KT&G 사장후보추천위원회는 16일 차기 사장 후보 2차 숏리스트 4명을 확정했다. 이날 사추위에서 선정한 2차 숏리스트는 권계현 전 삼성전자 부사장(왼쪽부터), 방경만 현 KT&G 수석부사장, 이석주 전 AK홀딩스 사장, 허철호 현 KGC인삼공사 사장이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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