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브랜드’가 부동산 가치 떨어뜨려…10년새 23% 하락”

미국 대선 공화당 유력 예비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4일(현지시간) 사우스캐롤라이나주 노스찰스턴에서 유세하며 여유만만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트럼프는 지난달 아이오와 코커스와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이어 24일 열리는 사우스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도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를 압도적 표 차이로 따돌릴 것으로 보인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부동산 재벌인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트럼프’ 브랜드가 오히려 부동산 가치를 떨어뜨렸다는 분석이 나왔다.

18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부동산 중개업체 시티리얼티는 2013∼2023년 뉴욕 맨해튼에 있는 트럼프 브랜드 콘도미니엄 7채의 단위면적당 가치가 평균 23% 하락했다고 평가했다.

부동산 시장조사 업체 애톰(ATTOM)이 다른 방법론으로 분석한 결과에서도 같은 기간 이들 건물의 단위면적당 가치가 평균 17% 떨어진 것으로 평가됐다.

2013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던 부동산 가치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대통령에 당선된 2016년을 정점으로 하락 전환했다.

이와 달리 2018∼2019년 트럼프 브랜드 로고를 건물에서 뗀 맨해튼 소재 콘도미니엄 4채는 2013∼2023년 가치가 9% 올라 인근 기간 8% 상승한 맨해튼 콘도미니엄 시장 평균 상승률을 앞질렀다고 시티리얼티는 분석했다.

이 같은 분석 결과에 대해 트럼프 전 대통령의 차남이자 트럼프 그룹의 실질적인 경영자인 에릭 트럼프는 이메일 답변에서 “데이터는 원하는 이야기를 전달하기 위해 조작될 수 있지만 우리 건물이 전 세계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비싼 값에 팔린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고, 이를 부인할 수도 없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시티리얼티 분석가가 분석한 2023년 최고급 콘도미니엄 거래 현황을 보면 에릭 트럼프의 주장과 달리 트럼프 브랜드 부동산은 맨해튼에서 가장 비싸게 팔린 부동산과는 거리가 멀다고 NYT는 전했다.

트럼프 브랜드 부동산 중 가장 비싸게 팔린 부동산도 지난해 맨해튼의 거래액 상위 100개 부동산 중 47위 수준이었다는 지적이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사기 대출 의혹 민사 재판에서 트럼프 브랜드의 가치를 코카콜라의 브랜드 가치에 빗대면서 “나는 내 최고의 자산인 브랜드를 장부에 반영하지도 않았다”며 오히려 실제 자산가치가 장부가보다 높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뉴욕 맨해튼지방법원의 아서 엔고론 판사는 16일 자산을 허위로 부풀려 신고해 부당이득을 챙긴 점이 인정된다며 트럼프 전 대통령에 3억5500만달러(약 4700억원)의 벌금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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