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 =서병기 선임기자]티빙 오리지널 '환승연애' 시즌3의 장점은 죽는 서사가 없다는 점이다. 모두가 주인공이다. 단점도 마찬가지다. 모두가 주인공이라 선택과 집중이 잘 안된다. 메인 서사가 잘 살아나지 않는다.

'환승연애' 시즌 2만 해도 원빈과 지수 캐릭터의 서사는 시간이 가면서 자연스럽게 약화됐다. 동시에 해은-현규 라인은 메인 서사 자리를 꿰찼다. 주, 조연, 엑스트라가 두루 활약하는 드라마가 됐다.

시즌3는 유정과 다혜가 여주인공 같다. 인기녀 유정은 '뽀글이' 주원과 새로운 관계를, 다혜는 '메기' 창진과 새로운 관계를 각각 이어갈 듯하다. 하지만 다른 멤버들의 서사도 여전히 살아남아 있다. 혜원의 경우는 초반에 밀려나는 듯 했다. X인 휘현이 자신에게 조금도 신경을 쓰지 않은 상태에서 동진과 데이트를 했지만 동진-혜원 서사가 탄력을 받는 단계까지는 가지 않았다.

그런데 혜원이 이별택배로 보낸 수제 사탕을 X인 휘현이 단체 술자리에서 안주로 내놓고 먹고 있는 것을 목격하고는 감정이 끌어올라 계속 울게됐다. 이를 계기로 X와의 감정이 다시 시험대에 올려진 듯하다. '사탕사건'에서 계속 울었다는 자체가 감정 정리가 안됐다는 뜻이다.

서경의 스토리도 계속 이어진다. 서경의 스토리에서 핵심이 된 계기는 "여기 한번 만져볼래" 하면서 시작하는 목부위 경동맥 플러팅이다. 경동맥 플로팅은 별 것 아닌 것 같다. 그래서 '애매한 스킨십'이지만, 효과와 파장은 있다. 서경이 경동맥을 만져달라고 요구하는 것은 모두 남자(광태, 휘현, 주원)다. 여자한테 경동맥을 만져달라고 하지는 않는다.

서경과 X인 주원은 초반에는 각자의 길을 가려는 듯 했지만, 주원은 앙금이 남아있었다. "가스라이팅"이라는 말 한마디에 연락을 끊고 헤어진 서경의 마음을 이해하기 힘들었다. 하지만 주원은 환승하우스에서 유정 등을 만나 관계 진전을 이뤄내며 나름 남자 주인공 기분을 만끽하고 있었다.

그런데 X인 주원은 서경이 광태와 휘현에게 경동맥을 만져봐달라고 요구하면서 신경이 쓰였다. 아니 열받았다. 특히 모든 여성 출연자에게 “내일 뭐해요?”라는 질문을 던지는 등 사랑에 목마른 광태와 서경은 둘 다 서로 경동맥을 만져봐달라고 했다.

주원은 서경에게 "남자들과 스킨십 잘하더라. 그만해" 하면서 비아냥거렸다. 그랬더니 서경은 주원에게 립밤을 발라주었다. 이것도 효과가 있었는지는 몰라도 주원은 "나를 설레게 한 사람에게 문자를 보내라"는 미션에, 서경에게 문자를 보냈다.

서경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도 경동맥을 만져달라고 한다. 서경이 주원에게 그렇게 하자, 옆에서 보고 있는 유정은 웃으면서 살짝 고개를 돌렸다.

이쯤 되면 서경은 경동맥이 플러팅용이 아닌 듯하다. 술을 잘 못먹는데, 분위기 때문에 술을 먹고 나면 화끈거리고 맥박이 강하고 빨리 뛰는 이상증세를 느끼기 때문인 듯 하다. 주량을 조절해야 할 듯하다. 서경은 사상 최초 ‘3:1 X채팅룸’의 주인공이 된 만큼 '경동맥 플러팅'이 없이도 어필이 가능할 듯 하다.

'환연' 시즌3는 유난히 '밈'이 많이 돌아다닌다. 시즌2는 현규-해은의 "내일 봬요 누나" 정도가 밈으로 유통됐다면, 시즌3는 다혜-동진 13년간 연애, 서경 경동맥 플러팅, 쓰담쓰담 두피플러팅(광태가 노래방에서 상정에게) 등이 '밈'으로 나왔다. 이것만으로도 시즌3는 선택과 집중보다는 종합선물상자형 콘텐츠임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변수는 한 가지 있다. 퍼스널룸과 X룸을 스스로 선택하게 하는 장치보다 더 관계를 흔드는 장치는 제주도 여행이다. 시즌1과 2도 그랬기에 시즌3도 제주여행에서 출연자들의 서사가 어떻게 변화할지 궁금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