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여성 관객 대세, ‘혼공’보다는 ‘함께’

태양의 서커스 ‘루치아’ [마스트엔터테인먼트 제공]

[헤럴드경제=고승희 기자] 20~30세대, 여성, 혼자보다는 함께….

엔데믹이 오자 ‘혼공’보다는 ‘함께 관람’이 대세로 떠올랐다. 공연계의 객석을 지배하는 관객층은 여전히 2030세대 여성이었다.

19일 티켓 예매 사이트 예스24에 따르면 2023년 연간 공연 티켓 판매액이 전년 대비 13.2% 증가했다. 특히 공연 성수기인 연말 시즌을 겨냥한 대형 콘서트가 활발히 개최되며 2023년 4분기 공연 티켓 판매액은 전분기 대비 56.2% 상승했다.

예스24 관계자는 “팬데믹 이후 ‘보복 소비’ 경향이 공연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며 “현장성이 강해 대체 불가한 ‘경험재’로 꼽히는 공연 분야의 특성으로 인해, 대면·야외 활동의 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관객들이 대거 유입됐다”고 분석했다.

공연 시장의 ‘큰 손’들은 2030세대(74%)였다. 20대 비중이 41.8%로 가장 높았고, 30대(32.2%), 40대(14.0%), 50대 이상(7.4%), 10대(4.6%) 순으로 나타났다. 전년 대비 20대 관객은 2.5% 포인트 증가했고, 50대 이상은 1.9% 포인트 감소했다. 성별로는 여성(86.5%) 예매자가 남성(13.2%)보다 약 6.5배나 많았다.

엔데믹과 함께 코로나 이전 분위기를 완전히 회복한 2023년엔 태양의서커스 ‘루치아’, ‘호두까기인형’ 등 가족 겨냥 대형 공연이 늘다 보니, ‘혼공(혼자 보는 공연)’ 대신 함께 관람하는 관객들도 늘었다.

월별 판매액 추이를 자세히 살펴보면, 2023년 전체를 통틀어 공연 티켓 판매액이 가장 높았던 달은 10월이었다. 전월 대비해서도 판매액이 98.6% 급증했다. 대형 팬덤을 보유한 NCT 127, 더보이즈는 물론 ‘가요계 전설’ 조용필, 나훈아 등의 연말 콘서트 티켓 오픈이 영향을 미쳤다.

상반기에는 5월에 NCT 드림, 더보이즈, 태연 등의 콘서트 티켓 오픈으로 최대 공연 티켓 판매액을 달성했다. 다음으로 라우브, 찰리 푸스 등 해외 뮤지션의 내한 공연과 샤이니, 스트레이키즈 등 콘서트 티켓의 오픈이 있었던 6월, 이찬원, 엑소(EXO), 보아, 트와이스 등의 콘서트 티켓이 오픈된 3월이 뒤를 이었다. 하반기에는 7, 8, 9, 11월에 각각 포스트 말론, NCT NATION, 스트레이키즈, 트와이스, 멜로망스 등 콘서트 티켓이 차례로 오픈되며 꾸준한 공연 티켓 판매액을 기록했다.

2023년 한 해 동안 가장 많은 티켓을 예매한 ‘구매왕’ 고객은 총 390건의 예매 건수를 기록했다. 동일 공연을 최다 ‘N차 관람’한 고객은 뮤지컬 ‘더 픽션’을 107회 관람한 것으로 나타났다.

유니버설발레단의 ‘호두까기인형’은 차이콥스키의 음악을 가장 잘 살렸다는 평을 받는 러시아 마린스키발레단의 바실리 바이노넨 버전이다.[유니버설발레단 제공]

또한, 2023년 1인 1매 구매 비율에서 전년 대비 상당한 변화가 돋보였다. 공연 전체의 1인 1매 구매 비율은 50.0%로 전년 70.6%에서 20.6% 포인트 감소한 수치다. 분야별로 살펴도 콘서트가 43.8%에서 29.2%, 뮤지컬이 20.5%에서 17.0%로 줄어드는 등 전반적으로 전년 대비 감소세를 띠었다.

예스24 티켓 판매 기준, 2023년 콘서트 베스트셀러 1위는 NCT 드림의 서울 앙코르 콘서트 ‘NCT드림 투어 ‘더 드림 쇼2:인 유어 드림(DREAM TOUR ‘THE DREAM SHOW2 : In YOUR DREAM’)’이었다. 그 밖에도 NCT 127(2위), 스트레이키즈(3위), 샤이니(5위) 등 K-팝 아이돌 콘서트가 5위권을 점령했고, 4위에 해외 팝스타 내한 공연인 ‘포스트 말론 내한공연’이 자리했다.

뮤지컬 분야에서는 태양의서커스 ‘루치아’가 어김없이 1위에 올랐다. 13년 만의 한국어 공연으로 돌아온 대작 ‘오페라의 유령’, 누적 관객 수 55만 명을 돌파한 웰메이드 창작 뮤지컬 ‘그날들’ 10주년 기념 공연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고, ‘뮤덕(뮤지컬 덕후)’들의 대표적인 마니아극으로 손꼽히는 ‘더 픽션’과 ‘나르치스와 골드문트’가 톱5에 랭크됐다.

연극 분야에서는 배우 손석구의 연극 복귀작 ‘나무 위의 군대’가 1위를 차지했다. 곽동연이 상처 입은 인물의 복잡하면서도 다면적인 모습을 연기해 관심을 모은 심리극 ‘엘리펀트 송’, 신구와 이상윤이 출연한 ‘라스트 세션’, 김유정, 정소민, 이상이, 김성철 등 화려한 라인업의 ‘셰익스피어 인 러브’까지 스타 배우들의 활약이 빛난 작품이 5위권 내 포진했다.

클래식, 무용, 국악 분야에서는 연말 대표 공연인 유니버설발레단 ‘호두까기인형’이 1위, 2023 예술의전당 & 국립발레단 ‘호두까기 인형’이 3위에 올랐다. 한 해를 마무리하며 선물 같은 추억을 선사하는 송년특집 ‘리처드 용재 오닐 & 임동혁 듀오 리사이틀’이 2위에 자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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