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탈당 0명…‘현역 물갈이’ 변수

22대 총선을 50일 앞둔 국민의힘이 전례없는 ‘조용한 공천’을 진행하고 있다. 전체 선거구의 3분의 2 지역에 대한 공천 심사가 완료됐지만, 현역의원 이탈은 단 1명도 없다.

작년 당대표가 진화에 나설 정도로 컸던 ‘용산(대통령실) 공천’, ‘검사 공천’ 우려도 사그라들었다. 여권에선 이번 총선 ‘시스템 공천’을 첫 도입하고 파격 인사를 단행한 ‘한동훈 리더십’이 일등 공신으로 꼽힌다.

20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은 이번 총선 공천 신청을 받은 전국 242개 선거구 중 164곳(67.7%)에 대한 심사를 완료했다.

가장 논란이 될 것으로 보였던 대통령실 출신 인사들은 주진우 전 법률비서관(부산 해운대갑), 전희경 전 정무1비서관(경기 의정부갑), 이승환 전 행정관(서울 중랑을), 장성민 미래전략기획관(경기 안산상록갑) 단 4명만 본선에 직행하며 사실상 특혜 논란을 차단했다. 김은혜 전 대통령실 홍보수석비서관(경기 분당을), 강승규 전 시민사회수석(충남 홍성·예산)을 포함해 총 14명은 경선 대진표를 받게 됐다.

윤석열 정부 초대 외교부 장관인 4선 현역 박진 의원과 이원모 전 대통령실 인사비서관은 양지로 분류되는 강남을에 공천을 신청했으나, 공관위는 전격 재배치를 결정했다. 박 의원은 이날 공관위의 서대문을 출마 요청을 전격 수용했다. 이는 서병수·김태호·조해진 의원에 이은 4번째 공개 험지 출마 수용이다.

이 전 비서관 역시 수도권 험지 차출이 기정사실화된 상태다. 영입인재도 대다수가 험지로 향했다. 전상범 전 부장판사(서울 강북갑), 호준석 전 YTN 앵커(구로갑), 김현준 전 국세청장(경기 수원갑), 방문규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수원병), 이수정 경기대 교수(수원정) 등이다.

당초 여권에선 공천 윤곽이 나오는 ‘2월 중순’이 현역의원들의 이탈 규모를 가늠할 시점으로 꼽혀 왔으나, 이날까지 공관위에 공개 반발한 현역은 용인병에서 컷오프 된 서정숙 의원(비례)뿐이다. 탈당 기록은 ‘0명’이다.

공천 심사 기간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에 앞서는 정당 지지율 여론조사까지 발표되며 여권에선 ‘과반 의석도 가능하다’는 자신감까지 감지된다.

공은 한동훈 위원장에게 돌아가는 분위기다. 한 중진 의원은 “공천 발표에서 특정 인물이나 계파에 유리한 흐름이 보이지 않는다”며 시스템 공천을 호평했다. 또 다른 중진 의원은 “윤한 갈등이 경직된 당정 일체 이미지를 일부 분리하며 중도에도 어필했다고 본다”며 “공천에 있어서도 ‘용산 마음대로 하도록 두지 않겠다’는 신호를 준 것”이라고 말했다.

2022년 재보궐로 국회에 입성한 ‘0.5선’ 장동혁 사무총장 임명 및 ‘조국 흑서’ 저자인 김경율 비대위원 영입, 김성태 전 의원 설득도 한동훈 체제의 성과로 꼽힌다. 서울 강서을에 공천을 신청한 김 전 의원은 부적격 판정을 받아 반발했으나, 한 위원장이 “김성태 전 의원님과 함께 이번 4월에 승리를 만들고 싶다”고 공개 설득하며 공천 결과를 수용했다.

변수는 현역 물갈이 규모다. 다만 개혁신당 갈등 사태로 제3지대 입지가 좁아진 상황에서 공관위가 현역의원 대부분의 경선 진출을 확정지을 경우 대규모 탈당 사태까지 번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컷오프 대상이거나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있는 현역의원들까지 모두 경선 기회를 갖게 되면 공개 반발까지 이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또 다른 의원은 “김건희 특검법의 재표결 절차가 여전히 남아있다”며 “이탈표 관리 차원에서라도 현역 컷오프 규모를 최소화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진·박상현·신현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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