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수록 미국 같다…우리는 쇠락 중” 나발니 관련 트럼프 첫 발언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유력 주자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러시아에서 급사한 반체제 운동가 알렉세이 나발니에 대해 첫 발언을 내놓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 미디어 '트루스 소셜'에 글을 올려 "나발니의 갑작스러운 죽음은 나에게 갈수록 미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자각하게 한다"고 적었다.

그는 "모자란 급진 좌파 정치인과 사법부는 우리를 점차적인 쇠락의 길로 이끌고 있다"며 "뚫린 국경과 조작된 선거, 불공정한 판결이 미국을 파괴하고 있다. 우리는 쇠락 중인 실패한 나라"라고 주장했다.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나발니 사망 72시간만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첫 언급을 내놓았지만, 누구를 비판하지도 애도를 표하지도 않았다"며 "그는 다만 나발니의 죽음을 자신의 재판과 연결했을 뿐"이라고 평했다.

앞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나발니 사망 이후 사흘간 침묵해오다 전날 트루스 소셜에 '바이든:트럼프::푸틴:나발니'라는 제목의 보수 매체 TIPP 인사이트의 사설을 그대로 게시한 바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자신의 관계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발니의 관계에 견줄 수 있다는 주장으로 해석됐다.

해당 사설은 푸틴의 최대 정적으로 꼽혔던 나발니가 조작된 범죄로 기소돼 투옥됐으며, 바이든 대통령 역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의회난입 사태 기소 등으로 동일한 일을 하고 있다는 내용이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과 각별한 친분을 과시해 왔다. 그는 지난주 유세 당시 푸틴 대통령이 인터뷰에서 바이든 대통령이 당선되는 것이 러시아에 유리하다고 발언한 사실을 언급하며 "푸틴이 사실상 나에게 엄청난 찬사를 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의 유일한 당내 경선 경쟁자인 니키 헤일리 전 유엔대사는 나발니 사망 직후부터 트럼프 전 대통령과 푸틴의 남다른 '브로맨스'(브라더+로맨스)를 부각하며 비판을 집중하고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전날 ABC 방송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푸틴이 나발니의 사망에 책임이 있다고 보는지 답해야 한다"며 "푸틴이 정적을 죽인 것이 멋지다고 생각하든, 별 일 아니라고 생각하든 어느 쪽이든 큰 문제"라고 압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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