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협 “복지차관 ‘의새’ 표현 기본 자세 안돼…의사 겁박말라”

‘빅5’ 병원을 도화선으로 전공의들의 집단사직 확산이 예상되는 가운데 지난 18일 오후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 정부의 의과대학 정원 확대 반대 팻말이 놓여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안효정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추진에 반발해 전공의들이 사직서를 내는 등 집단 행동에 나서고 있는 가운데, 19일 대한의사협회(의협) 비상대책위원회가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의협 비대위는 이날 대국민 호소문에서 “의사들은 파업 하는 것이 아닌 ‘포기’를 하고 있다”며 “우리 의사들은 대한민국에 올바른 의료 환경을 만들어 보고자 노력했지만, 대화 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강행하는 정부의 압박에 더 이상은 희망이 없어 의사로서의 역할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정부는 의사의 직업 선택의 자유를 무시하고 ‘진료유지명령’이라는 위헌적인 명령까지 남발하며 억압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비대위는 보건복지부 차관의 발언에 대한 강도 높은 비판을 하기도 했다. 비대위는 “의사가 정부의 억압에 저항하고자 낸 목소리를 마치 국민과 환자에 대한 위협인 것처럼 호도하는 보건복지부 차관의 언행에 참을 수 없는 굴욕감을 느끼고 있다”면서 “보건복지부 차관이 언론 브리핑을 하면서 의사들을 비하하는 ‘의새’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만약 의도적으로 한 표현이라면, 이는 책임 있는 공직자로서의 기본적인 자세가 되어 있지 않은 것이므로 스스로 직에서 물러나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이날 의사 집단행동 중앙사고수습본부 정례 브리핑에서 의사를 낮잡아 부르는 ‘의새’라는 단어를 발언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박 차관은 이날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독일, 프랑스, 일본에서 의대 정원을 늘리는 동안 의새(의사)들이 반대하며 집단행동을 한 일은 없습니다”고 말한 바 있다.

비대위는 이어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을 볼모로 잡고 있는 주체가 자발적으로 의업을 포기하고 있는 의사들인지, 잘못된 제도를 만들고 이를 강압적으로 추진하는 정부인지 국민 여러분께서 판단해달라”고 덧붙였다.

비대위는 또 “더 이상 거짓말로 국민들을 속이고, 위헌적 명령들로 의사들을 겁박하지 말라”며 “국민 모두가 지켜볼 수 있는 대토론의 장에서 정책에 대해 책임질 수 있는 사람들끼리 누구의 주장이 맞고 틀린 지 밝히자”라고 정부를 겨냥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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