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전두환? 모욕적이지만 삭였다…어떻게든 함께 하면 좋겠다”

개혁신당 이준석, 이낙연 공동대표가 1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잠시 생각에 잠겨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이준석 개혁신당 공동대표는 20일 더불어민주당 출신으로 새로운미래를 창당했다가 개혁신당에 합당 형식으로 합류한 이낙연 공동대표 측에 대해 "어떻게든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날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 인터뷰에서 "저는 그런 가정(이준석 단독대표 체제)도 하기 싫다"며 "이낙연 전 국무총리와 김종민 의원, 솔직히 저에게 굉장히 모욕적인 기자회견이었지만 제가 별말하지 않은 건 그냥 다소 감정적인 부분이 있을 수도 있다고(생각했기 때문)"라고 했다.

그는 "전두환부터 시작해서, 그런데도 제가 거기에 다 반응하지 않고 삭이고 있던 건 결국 이 당을 이끄는 당 대표로서 저는 통합을 이끌어나가기 위해서 그랬던 것"이라고도 했다.

이 공동대표는 "이견을 조정하는 첫 단계에서 결국에는 새로운미래가 본인들 뜻대로 관철되지 않았다는 이유로"라며 "저는 굉장히 우려스럽다. 물론 통합 개혁신당은 특정 정파가 만약 이탈한다해도 계속 가겠지만, 저는 빅텐트에 대한 국민적 우려가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저는 꼭 이낙연 전 총리와 새로운미래 측에서 이런 파국으로까지 가야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했다.

또 "저는 정책 발표를 신속하게 하자라고 하는 게 그런 분열의 단초가 된다는 건 이해하기 어렵다"며 "정책 전결위임을 해서 성공한 사례는 원희룡 정책본부장과 이준석 당대표의 59초 쇼츠 공약이다. 저희가 속도감 있게 아주 좋은 정책들을 내 대선 승리의 경험이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당이 생긴 지 얼마 안 돼 신뢰의 위기라고 보는 것"이라며 "이준석이 정책을 할 능력이 없다고 보는 건지, 저는 약간 좀 안타깝다"고 했다.

현재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합당 파기도 거론하고 나서는 등 지난 9일 사인한 합당 합의문 잉크도 마르기 전에 갈라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이준석 공동대표는 선거 정책 전반 지휘권, 최고위가 배복주 전 정의당 부대표에게 비례대표 불출마 선언이나 과거 발언을 사과하도록 결정, 지도부 전원의 지역구 출마 등 세 가지를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요구했다.

이에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합당 합의상 선거 총궐의 전권은 총괄 선거대책위원장인 이낙연 공동대표에게 있고, 관련 내용은 최고위를 거쳐야 한다고 맞섰다. 배 전 부대표 건에 대해선 '배제의 정치'는 안 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결국 이준석 공동대표 뜻대로 전날 열린 개혁신당 최고위에서는 총선 선거 운동 및 정책 결정 권한을 이준석 공동대표에게 위임하고, 해당 행위자에 대한 심사위원회 설치 안건 등을 참석자 전원 찬성으로 의결했다.

하지만 회의장 내에서는 고성이 나왔고, 이낙연 공동대표와 김종민 최고위원 등 새로운미래 출신은 선거 운동·정책 결정 권한 위임 표결엔 참여하지 않고 자리를 박차 회의장을 떠났다.

이낙연 공동대표 측은 선거 운동·정책 권한 위임은 곧 선거의 전권을 달라는 것으로, 총괄선대위원장이 이낙연 공동대표라는 합당 원칙을 '다수결'로 깼다고 반발했다.

김 최고위원은 회의장에서 나온 직후 기자들을 만나 "전두환이, 나라가 어수선하니 국보위를 만들어 다 위임해달라며 국회를 해산한 것과 뭐가 다른가"라고 했다.

김 최고위원은 오후에도 "헌법에도 당헌, 당규에도 없는 비상 대권을 주는 건 대부분 쿠데타를 할 때 주는 것"이라며 "이준석 사당화 결정이며 통합정신을 깬 것"이라고 했다.

합당 선언 무효화 가능성에도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해봐야 한다"고 했다.

이낙연 공동대표 측도 "이준석 대표는 최고위의 공식적 절차를 앞세워 사당화를 의결하고 인정하기를 요구했다. 통합 합의를 깨는 결정"이라고 비판하는 입장문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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