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벤처기업 신규 투자는 창업 7년 초과기업(후기기업)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후속투자와 투자 회수가 어려워지자 안정성이 검증된 기업 위주로 투자한 것으로 분석된다.
20일 중소벤처기업부가 발표한 ‘2023년 벤처투자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업력 3∼7년 중기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1조2119억원으로 28.3% 감소했다. 전년 4조2828억원이던 것이 3조709억원으로 준 것. 다만 2022년 -35.62%(1조5255억원)에 비해선 감소폭이 줄었다.
창업단계를 지나 가장 많은 자금이 소요되는 성장단계에서 투자를 받지 못한 셈이 된다.
또 3년미만 초기기업에 대한 투자액도 2022년 3조3594억원에서 지난해 2조6808억원으로, 6786억원(20.2%) 감소했다. 2022년 3조585억원에서 3조3594억원으로, 0.89%(3009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감소로 돌아선 것이다.
반면 7년이상 후기기업에는 투자가 몰려 유일하게 증가했다. 2022년 4조8284억원이던 투자액은 지난해 5조1616원으로 6.9%(3332억원) 늘어났다. 2022년 후기기업에 대한 투자액은 전년 7조703억원에서 4조8284억원로 쪼그라들었다. 감소폭이 -31.71%(22419억원)에 달했다.
전년의 기저효과를 감안하더라도 지난해 투자액이 증가세로 돌아선 것은 투자심리를 반영한 것이라 볼 수 있다. 실제 후기기업에 대한 투자비중도 전년 38.7%에서 지난해엔 47.3%로 크게 늘었기 때문.
한 벤처캐피탈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IPO나 후속투자가 이뤄져야 선투자액 회수가 이뤄진다. 이런 구조를 감안하면 벤처캐피탈들이 수익률은 낮더라도 그나마 안정성이 검증되고 IPO가 임박한 기업을 골라 투자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지난해 벤처투자액은 10조9133억원으로 전년 대비 12% 줄었다. 다만 코로나19로 유동성이 확대됐던 2021, 2022년을 제외하면 역대 최고 수준으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는 분석이다.
글로벌 시장 대비 회복세도 뚜렷하다고 중기부는 평가했다. 지난해 국내 벤처투자 규모는 코로나19 이전(2020년)보다 22% 증가한 것이다. 이에 비해 미국은 1% 감소했고, 유럽은 4% 증가에 그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