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잘 달린’ 글로벌 전기차 시장, 올해는 ‘숨 고르기’

서울의 한 건물 주차장에서 충전 중인 전기차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서재근 기자]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숨 고르기’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에너지 전문 시장 조사업체 SNE리서치는 지난해 전 세계에서 등록된 전기차 대수 자료를 발표하면서 “올해 글로벌 전기차 시장은 재고, 에너지 가격 변동성, 충전 인프라 부족 등과 같은 문제점이 수면 위로 드러나며 성장률이 둔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등록된 전기차 대수는 전년 대비 33.5% 증가한 1407만대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 예측치인 1377만대보다 30만대 많은 수치다. 성장률 전망치였던 30.6%도 상회했다.

SNE리서치는 BYD, 상하이자동차(SAIC) 등 중국 업체들의 성장세가 글로벌 전기차 등록 대수 증가율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지역별로는 중국에서 지난해 가장 많은 841만대의 전기차가 등록됐으며, 유럽(313만대), 북미(166만대), 기타 지역(53만대) 등의 순이었다.

SNE리서치는 올해 총 1675만대의 전기차가 등록되며 지난해보다 낮은 19.1%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내다봤다. 지역별로는 중국이 경기 침체와 시장 포화로 15%의 성장률을 기록, 968만대가 등록될 것으로 전망했다.

보조금 감축과 강력한 탄소 규제가 이뤄지는 유럽 전기차 시장은 올해 지난해 대비 15.9% 증가한 363만대의 전기차가 등록될 것으로 예상됐다. 다만, 내년부터 유럽지역에서 강화되는 탄소 규제 기준을 충족하기 위해 올해말 부터는 전기차 판매가 확대될 것으로 점쳤다.

북미 전기차 시장은 33.8%가 늘어난 222만대의 전기차가 등록될 것으로 예상됐다. SNE리서치는 미국의 경우 올해 상반기 금리 동결이 유력한 만큼 이에 따른 소비 심리 개선으로 전기차 판매도 예상보다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한편,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에서 등록된 전기차 대수는 전년 대비 31.7% 늘어난 564만8000대다. 그룹별로 살펴보면, 미국 테슬라가 주력 차종인 모델 3와 모델Y의 꾸준한 판매에 힘입어 전년 대비 37.8% 늘어난 120만5000대를 판매하며 1위에 올랐다.

이어 폭스바겐 그룹이 24.4% 늘어난 77만대를 기록하며 2위에 올랐고, 3위는 56만2000대를 판매한 스텔란티스 그룹이 차지했다.

현대자동차그룹은 55만9000대를 판매, 전년 동기 대비 10.4%의 성장률을 기록하며 4위에 올랐다. 특히 북미 시장에서는 테슬라가 71만대가 넘는 판매량으로 시장을 주도했지만, 현대차그룹은 미국 현지 기업인 제너럴모터스(GM)와 포드를 상회하는 판매량을 기록하며 2위에 올랐다.

이외에도 중국 전기차 제조사 BYD 지난해 중국 아닌 지역에서 11만2000대 이상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점유율을 늘려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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