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과징금 폭탄’ 시작…애플 과징금 이어 틱톡 조사 착수

이미지 생성 인공지능(AI) 달리-3에게 “유럽연합(EU)의 강력한 규제로 혼란에 휩싸인 빅테크 기업을 그려 달라”는 명령어를 입력해 생성된 이미지. [달리-3]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유럽연합(EU)이 빅테크 규제 법안을 발판으로 ‘과징금 폭탄’을 예고하고 있다. 틱톡·엑스(X) 등 플랫폼을 비롯해 구글·애플까지 전방위적인 조사를 이어가고 있다. 내달 반(反)독점법 시행에 따라 강도 높은 규제를 시행할 EU는 첫 사례로 애플에 5억유로(약7196억원)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다.

1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EU는 중국 바이트댄스의 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Tic Tok)에 대해 미성년자 유해 콘텐츠가 있는지 등을 공식 조사한다. 이용자 10억명 중 10대 비율이 높은 틱톡은 이전부터 성인 콘텐츠가 노출돼 논란이 됐다. 틱톡은 작년 3분기에만 1억3653만여건의 영상을 삭제했고, 이 중 성인 콘텐츠가 38.8%로 가장 많았다. 조사 결과에 따라 EU는 틱톡에 전세계 연간 수익 6%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이는 이틀 전에 전면 시행된 디지털서비스법(DSA) 확대 법안에 따른 것이다. DSA에는 대형 플랫폼이 아동 성적 학대 자료를 포함해 유해·불법·허위 콘텐츠를 신속하게 제거하고, 이용자가 불법 콘텐츠를 신고할 수 있는 수단을 만드는 내용이 담겼다.

X에 이어 틱톡도 조사 시작
벨기에 브뤼셀에 위치한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 본부 밖에서 유럽연합 깃발이 흔들리고 있다. [로이터]

또 매년 불법 콘텐츠 확산을 막기 위해 EU 회원국 정부의 감시 감독을 받게 된다. 티에리 브르통 EU 내수시장 담당 집행위원장은 “미성년자 보호는 DSA의 최우선 집행 과제”라며 “수백만의 어린이와 청소년이 사용하는 플랫폼으로서 틱톡은 DSA를 완전히 준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8월 처음 도입된 DSA는 올해 대상을 확대했다. 당초 이용자 4500만명 이상을 보유한 구글, 유튜브 등 대형 플랫폼이 목적이었으나, 중소기업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기업을 대상에 포함시켰다. 첫 조사 대상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가 운영하는 ‘엑스’였다.

본격적인 빅테크 때리기는 이제 시작이다. 3월부터 빅테크 독점 행위를 규제하는 디지털시장법(DMA)은 ‘전 세계 연간 총매출’의 최고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반복행위가 적발되면 최대 20%까지 상향 조정도 가능하다.

구글 모회사인 알파벳의 경우 2022년 글로벌 매출액은 2828억달러(약 378조원), 애플은 그보다 더 많은 3943억달러(약 527조원)이다. 두 기업에 최대로 부여할 수 있는 과징금만 해도 한화로 수십조원이 넘는다.

DSA·DMA 본격 시행…천문학적인 과징금 예고
애플 [헤럴드DB]

DMA의 첫 사례는 애플이 될 전망이다. 지난 17일(현지 시각)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소식통을 인용해 EU 당국이 애플에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과징금을 부과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과징금 규모는 5억유로(약 7196억원)로 예상됐다.

애플에 대한 반독점 조사는 2019년 스포티파이가 애플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계기가 됐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의 독점적 앱스토어 운용에 따른 고액의 수수료 정책 탓에 월간 구독료를 올릴 수 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문제를 제기했었다.

애플이 앱스토어 장악력을 무기삼아 자사 음악 스트리밍 서비스인 ‘애플 뮤직’의 경쟁사인 스포티파이에 불리한 정책을 시행했는지 여부를 조사하고 있었다. 장기간의 조사 끝에 EU집행위원회는 애플이 경쟁사들에게 반경쟁적 거래 관행을 강요한 것으로 판단한 것이다.

다만 빅테크 기업의 반발도 만만치 않아 각종 소송전으로 과징금 부과가 늦어질 수 있다. 애플은 지난해 11월 DMA 규제 대상에 포함된 것과 관련해 소송을 추진하고 있다. 2020년에는 프랑스에서 11억유로의 벌금을 부과 받았지만, 항소를 통해 벌금 규모를 3억7200만유로로 낮추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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