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업용 부동산에 떠는 미국 대형은행…부실채권 > 충당금

미국 뉴욕의 JP모건체이스 본사. [사진=로이터]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미국 은행권을 위협하고 있다. 대형은행들의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가 늘어나면서 부실채권이 대손충당금을 넘어섰다.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6대 은행의 평균 대손충당금은 30일 이상 연체된 상업용 부동산 대출 1달러당 1.60달러에서 0.90달러(90센트)로 떨어졌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현지시간) 전했다.

이 같은 자산건전성 악화는 지난해 6대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이 전년의 3배에 달하는 93억달러로 늘어난 뒤 대출이 부실화한 결과다.

미 은행권 전체의 상업용 부동산 관련 대출 연체액은 2022년 112억달러에서 2023년 243억달러로 배 이상 불어났다.

미 규제 당국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험을 강조하고 있지만 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오히려 줄였다.

은행권은 현재 상업용 부동산 대출 1달러당 1.40달러의 대손충당금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1년 전 2.20달러보다 크게 감소한 수준이다. 충당금 적립률이 가장 낮은 은행들은 상업용 부동산 대출 손실이 발생할 경우 이를 흡수하는 데 7년 이상이 걸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마이클 바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금융감독 부문 부의장은 지난 16일 은행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위험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바 부의장은 “은행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관련 위험을 어떻게 측정하고 모니터링하는지, 손실 위험을 완화하기 위해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 관련 위험을 상부에 어떻게 보고하는지 등을 중점적으로 살펴보고 있다”며 “충당금을 적절히 쌓았는지, 손실에 대비한 충분한 자본 여력이 있는지도 주된 감독 대상”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은행권 충당금 관련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뱅크레그데이터(BankRegData)의 빌 모어랜드는 “업계 전반적으로 거의 의심의 여지가 없이 대손충당금 적립 기준이 상향 조정돼야 한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6개월 전에는 괜찮아 보였을지도 모르지만 다음 분기에는 그다지 좋아 보이지 않을 은행들이 있다”고 덧붙였다.

상업용 부동산 회사 CBRE의 리처드 바컴 글로벌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 업계에서 충당금의 하락은 근본적으로 잘못된 행동”이라고 말했다.

뱅크레그데이터에 따르면 은행들은 향후 5년 안에 상업용 부동산 대출 부실로 최대 600억달러의 손실을 볼 수 있으며 이는 해당 대출 손실에 대해 적립한 310억달러의 약 두 배에 해당한다고 그는 추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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