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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금융당국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율이 높은 은행에 대해 집중적으로 감시한다.
블룸버그 통신 등에 따르면 최근 미 연방중앙은행(Fed),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그리고 통화감독청(OCC) 등 규제당국 세 곳이 상업용 부동산 대출 포트폴리오가 자본금의 3배 이상인 은행에 대한 집중 감사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특히 최근 3년 간 상업용 부동산 포트폴리오가 50% 이상 증가한 은행이 집중 조사 대상이 될 것이며 조사 후 이와 관련한 후속 조치가 발표될 예정이다.
블룸버그가 미국 내 약 350개 은행의 실적을 분석한 결과 규제 당국의 조사 대상에 포함되는 곳은 24개 은행으로 분류됐다.
이들 24개 조사 대상은 밸리 내셔널 뱅콥과 액소스 파이낸셜 그리고 워싱턴 패더럴 등 자산 100억~1000억달러 사이의 중소 은행으로 이 중 22곳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포트폴리오는 자본금의 3배를 넘기고 있다.
이번 발표 직후 은행과 규제당국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규제당국 측은 부동산 위기가 전체 은행으로 번지기 전에 진화한다는 입장이다. 규제당국은 뉴욕커뮤니티뱅코프(NYCB)가 부동산 대출 부실로 인한 손실 위험에 따라 주가가 하루새 37% 급락했다며 대출 기준을 보다 선제적으로 강화했다면 위기를 피했을 수도 있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은행들은 반발하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율이 높지만 연체나 디폴트를 낮게 유지하면 수익을 낼 수 있다며 무조건적인 조사는 시장 현실에 어긋난다고 지적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금융당국의 시장 개입이 큰 효과를 거두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기본적인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상업용 부동산, 특히 오피스 시장의 가치 자체가 떨어졌기 때문에 이를 인위적으로 규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내년 연말까지 만기가 도래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은 무려 5600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 중 최소 30%이상은 디폴트(채무 불이행)가 불가피할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최한승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