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떠난 전공의, 5시간 회의 후 ‘묵묵부답’ “입장문 올릴 것” (종합)

서울대·세브란스·삼성서울·서울아산·서울성모병원 등 '빅5' 병원을 비롯한 전국의 전공의들이 의대 정원 증원에 반발하며 근무를 중단하기로 한 20일 오전 서울 시내 한 병원에서 의료진이 가방을 메고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병원을 떠난 전공의 대표자들이 20일 5시간 동안 회의를 열고 향후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다만 이날 회의에서 어떤 이야기가 오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전공의 단체를 이끄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회장은 현장에서 "대의원들 확인을 거쳐 입장문을 올리겠다"고만 밝혔다. 전국 수련병원 대표자 100여 명은 5시간 동안 마라톤 회의를 이어갔지만, 회의가 끝난 후 전공의들은 묵묵부답으로 일관하며 회의장을 떠났다.

대전협은 이날 낮 12시부터 5시까지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의협) 회관에서 '2024년도 긴급 임시대의원총회'를 열었다.

이번 총회에는 박단 대전협 회장과 전국 수련병원 전공의 대표자 10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 중 대부분 병원에 사직서를 내고 이날부터 근무를 중단했다.

의과대학 정원 확대에 반발하는 전공의의 집단 사직으로 '의료 대란'이 가시화한 가운데 20일 오후 부산 서구 부산대병원에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작성한 '의사들의 집단 진료 중단 사태에 대한 대국민 호소문'이 붙어 있다. 연합뉴스

박 회장은 세브란스 응급의학과 전공의였지만, 전날 병원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박 회장은 "오늘 회의에서 비상대책위원장을 선출하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회의가 끝난 후에도 어떤 논의가 오갔는지에 대해서는 알려지지 않았다.

전공의 대표자들은 입을 꾹 닫은 채 회의장을 퇴장했다. 일부는 "전공의들은 "대전협이 우리의 입장을 말해 대신 말할 것", "대전협 회장이 회의 결과를 밝힐 것"이라고만 말했다.

대전협 관계자는 "회의에서 많은 이야기가 나와서 이를 정리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조속한 시일 내에 대전협 홈페이지를 통해 성명을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의협) 비대위원장은 이날 대전협 회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 회의장을 찾아 전공의들과 인사를 나누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대전협 회의 내용에 대해 모른다"며 "전공의 대표자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함께하겠다"고 말했다.

박단 대전협 회장이 의협 비대위에 참여하느냐는 질문엔 "본인이 결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19일 오후 대전 충남대병원에서 의료진이 근무하고 있다.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해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들이 집단사직에 나서면서 환자와 보호자 사이에서는 '의료대란'이 본격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대전 지역에서는 대전성모병원과 대전을지대병원에 이어 충남권에서 가장 큰 규모의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병원에서 이날 정오부터 전공의들이 개별적으로 사직서를 내고 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회의가 진행되는 동안 한 시민이 의협 회관을 찾아 사직한 의사들에게 항의하는 일도 벌어졌다.

이 시민은 "의사가 환자를 두고 병원을 떠나도 되느냐"며 목소리를 높였다.

앞서 '빅5' 병원 소속 전공의들은 전날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이날 오전 6시 이후 진료를 중단하겠다고 선언했다.

보건복지부가 주요 100개 수련병원을 점검한 결과 전날 오후 11시 기준 이들 병원 소속 전공의 55% 수준인 6천415명이 사직서를 제출했다.

사직서 제출자의 25% 수준인 1천630명은 근무지를 이탈했다. 각 병원은 이들이 낸 사직서를 수리하지는 않았다.

복지부는 이 가운데 728명에 대해 새로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다.

기존에 이미 명령을 내린 103명을 포함하면 지금까지 총 831명에게 업무개시명령이 발령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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