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리도 뜬다” 삼성전자, Arm과 AI 겨냥 최첨단 반도체 만든다

2019년 7월 이재용(왼쪽) 삼성전자 회장과 손정의(오른쪽) 일본 소프트뱅크(ARM 모회사) 회장이 만나는 모습 [연합]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가 글로벌 반도체 설계 자산(IP) 회사인 Arm의 차세대 시스템온칩(SoC) 설계 자산을 자사 최첨단 게이트올어라운드(Gate-All-Around·GAA) 공정에 최적화한다고 21일 밝혔다.

삼성전자는 이번 협력을 통해 팹리스(반도체 설계전문) 기업의 최첨단 GAA 공정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고, 차세대 제품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GAA는 반도체를 구성하는 트랜지스터에서 전류가 흐르는 채널 4개면을 게이트가 둘러싸는 형태로, 반도체 초미세화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된다. 삼성전자는 업계에서 가장 먼저 3나노부터 GAA를 도입했다.

그동안 삼성 파운드리는 10년 이상 Arm과 협력을 다져왔다. 지난 2018년 7월에는 Arm과 7나노, 5나노 핀펫 공정 기술로 협력 확대를 발표한 바 있다. 특히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 Arm의 대주주인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이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하며 양사의 협력을 이끌고 있다. 손정의 회장은 최근 1000억달러(약 133조원) 규모의 반도체 펀드 조성을 추진하며 AI 반도체 사업에 의욕을 보이고 있다.

계종욱 삼성전자 파운드리 사업부 디자인 플랫폼 개발실 부사장은 “Arm과의 협력 확대를 통해 양사 고객들에게 생성형 AI 시대에 걸맞은 혁신을 지원하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 “삼성전자와 Arm은 다년간 쌓은 견고한 파트너십을 통해 최첨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해왔으며 이번 설계 기술 최적화를 통해 팹리스 고객들에게 최선단 GAA 공정 기반 초고성능·초저전력 코텍스(Cortex)-CPU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앞서 삼성전자는 2023년 4분기 실적발표 콘퍼런스 콜에서 3나노 및 2나노 GAA 기술을 개발하고 있으며 첨단 공정 기술을 사용해 새롭게 부상하는 응용처로의 사업 확장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삼성전자 제공]

시장조사기관 옴디아는 2023년부터 2026년까지 전 세계 파운드리 시장의 성장률은 연평균 13.8%로 전망했다. 2024년에는 스마트폰과 PC에 대한 수요가 점차 회복되면서 파운드리 시장은 주로 선단 공정을 중심으로 2022년 수준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삼성전자는 선단 공정 기술 개선으로 3나노 GAA 공정의 안정적인 양산을 지속하고, 2나노 공정을 개발하며 AI 가속기와 같이 빠르게 성장하는 응용처의 매출 비중을 확대해나간다는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7년까지 파운드리 사업에서 모바일 외 제품군의 매출 비중을 50% 이상으로 높여 나갈 방침이다.

양사 협업으로 팹리스 고객들은 생성형 AI 시대에 걸맞은 SoC 제품 개발 과정에서 Arm의 최신형 CPU 접근이 용이해지게 됐다. 삼성전자의 최선단 GAA 공정을 기반으로 설계된 Arm의 차세대 Cortex-X CPU는 우수한 성능과 전력효율로 최고의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Arm의 협력은 팹리스 기업에게 적기에 제품을 제공하면서도 우수한 PPA(Power:소비전력, Performance:성능, Area:면적)를 구현하는 것에 초점을 두고 있다.

양사는 이를 위해 협력 초기부터 설계와 제조 최적화를 동시에 처리하는 DTCO(Design-Technology Co-Optimization)를 채택해 ARM의 최신 설계와 삼성전자의 GAA 공정의 PPA 개선 효과를 극대화했다.

생성형 AI는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하는 제품의 핵심 요소로 꼽히고 있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으로 삼성전자의 GAA 공정을 기반으로 Arm의 차세대 Cortex-X CPU의 접근성을 극대화하고, 고객의 제품 혁신을 지원할 방침이다.

크리스 버기(Chris Bergey) Arm 클라이언트 사업부 수석 부사장 겸 총괄 매니저는 “삼성전자와의 오랜 협력관계를 통해 다년간 혁신을 지속할 수 있었다. 삼성 파운드리의 GAA 공정으로 Cortex-X와 Cortex-A 프로세서 최적화를 구현해 양사는 모바일 컴퓨팅의 미래를 재정립하고, AI 시대에 요구되는 성능과 효율을 제공하기 위해 혁신을 거듭할 것”이라고 말했다.

양사는 이번 협업을 계기로 다양한 영역에서 협력 확대를 위한 초석을 마련했다. 양사는 차세대 데이터센터 및 인프라 맞춤형 반도체를 위한 2나노 GAA와 미래 생성형 AI 모바일 컴퓨팅 시장을 겨냥한 획기적인 AI 칩렛 솔루션을 순차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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