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러시아, 핵무기 우주 배치에 항상 반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타스통신]

[헤럴드경제=정목희 기자] 러시아가 우주 핵무기 시대를 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는 가운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주에 핵무기를 배치하는 것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푸틴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부 장관과 회의하면서 “최근 미국 등 서방에서 우주 핵무기 배치를 두고 잡음이 제기되지만, 우리의 입장은 명확하고 분명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또 “우리는 우주에서의 핵무기 배치에 항상 반대해왔고 지금도 반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는 미국 등 다른 나라들이 우주에서 하는 일만 한다”면서 “오히려 우리는 이 분야의 모든 협정 준수를 촉구하고 공동 작업을 강화하자고 수 차례 제안했는데 무엇 때문인지 서방은 매우 고조된 감정으로 이 문제를 꺼내고 있다”며 불만을 제기했다.

최근 미국에선 세계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러시아의 핵 능력에 대한 우려가 있다면서 우주 핵무기 배치설을 제기하고 있다.

존 커비 백악관 국가안보소통보좌관은 러시아가 개발 중인 대(對)위성 역량과 관련된 것이라고 언급했으며, 미 언론들은 러시아가 인공위성을 파괴하는 핵 전자기파(EMP) 무기 개발에 나서고 있다는 등의 기사를 보도했다.

쇼이구 장관도 “첫째, 우리는 그런 것(우주 핵무기)이 없고, 둘째, 그들도 우리에게 그런 것이 없다는 것을 안다. 그런데도 그들은 잡음을 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백악관이 우크라이나에 더 많은 자금을 지원하도록 미 의회를 압박하고, 러시아가 전략적 안정 대화에 참여하도록 만들기 위해 이러한 이야기를 흘린 것이라고 주장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가 전략적 안정을 논의하는 것에 반대한 적이 없다면서도 서방이 러시아의 패배를 원하는 상황에서는 전략적 안정에 대한 협상이 불가능하다고 선을 그었다.

쇼이구 장관은 이날 우크라이나 동부 격전지 아우디이우카를 최소의 손실로 장악했으며, 이 지역을 점령한 이후에도 서쪽으로 계속 전진해 72㎢의 영토를 해방했다고 보고했다.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군이 철수 명령이 내려지기 전에 아우디이우카에서 도망쳤다면서 “우크라이나는 정치적인 이유로 이 움직임을 은폐하고 조직적으로 철수한 것처럼 보이게 했다”며 실제로는 ‘철수’가 아닌 ‘탈출’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아우디이우카의 전반적인 상황은 절대적인 성공”이라며 쇼이구 장관을 치하했다.

쇼이구 장관은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헤르손주 드니프로강 좌안의 크린키 마을도 완전히 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해 우크라이나가 시도한 대반격과 관련, 우크라이나 국경 밖 발트 국가에 설치된 본부가 이 작전을 계획했으나 성공적이지 않은 결과를 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크라이나군이 지난해 반격 과정에서 병력 16만6000명, 레오파르트가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800대의 전차, 123대의 항공기, 2400대의 군사 장비 등을 잃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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