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이 지난달 일식 레스토랑 카덴 정호영 셰프와 손잡고 출시한 RMR 제품. [코리아세븐 제공] |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조만간 편의점에서 휴게소 고속도로 대표 음식들을 맛볼 수 있을 전망이다.
2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한국도로공사는 최근 휴게소 대표음식을 상품화하기 위한 준비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일부 편의점 업체와 실무 협의를 하는 단계다. 대표 유통채널이 된 편의점에서 휴게소 대표음식을 선보여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새로운 수익원으로 활용하려는 전략이다. 공사 관계자는 “사업 아이디어 차원”이라며 “아직 구체회된 것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공사는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판매하는 먹거리를 알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작년에는 전국 46곳의 명품먹거리 매장을 공개했다. 충청북도가 밥맛 좋은 집으로 선정한 ‘청주본가’(속리산 청주방향 휴게소), 중소벤처기업부 백년가게로 인증한 ‘한미식당’(칠곡 부산방향 휴게소), ‘화정소바’(함안 부산방향 휴게소), 그리고 KBS 생생정보에 출연한 ‘100년가 공화춘’(죽암 서울방향휴게소) 등이 대표적이다. 모든 휴게소에 1개 이상의 명품 메뉴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이는 최근 RMR(레스토랑가정식) 등 간편식 제품군을 키우는 편의점 업계의 행보와 맞물린다. RMR이란 가정간편식(HMR)의 일종으로 유명한 음식점의 음식을 간편식으로 만든 제품이다.
GS25는 현재 남영돈돼지김치찌개, 남영돈후추떡볶이 등 10여 개의 RMR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CU도 2021년 3종의 RMR을 시작으로 2022년 16종에 이어 작년에는 토끼정, 리춘시장 등과 협업한 21종을 추가로 선보였다. 세븐일레븐도 현재 23종의 RMR 상품을 운영하고 있다.
이마트24가 지난달 샤브샤브 맛집 ‘온천집’과 손잡고 선보인 RMR 제품. [이마트24 제공] |
편의점이 RMR 제품을 키우는 이유는 고물가 상황 속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어서다. 젊은층을 중심으로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소비 경향이 더해지며 RMR 제품 판매도 늘고 있다.
관련 시장도 커지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에서 RMR이 포함된 밀키트 시장 규모는 2018년 2670만 달러(약 356억원)에서 지난해 2억9520만 달러(약 3938억원)로 10배 넘게 성장했다.
편의점에서도 RMR 매출은 증가세다. 작년 GS25의 RMR 매출은 전년 대비 27% 늘었다. 같은 기간 CU는 24%, 세븐일레븐은 40% 증가했다.
편의점 업계는 올해도 RMR 신제품을 공격적으로 내놓고 있다. 세븐일레븐은 일식 레스토랑 ‘카덴’의 정호영 셰프와 손잡고 RMR 우동 1종과 초밥 2종을 출시했다. 이마트24도 샤브샤브 맛집 ‘온천집’과 레스토랑 RMR 4종(된장샤브규동, 우삼겹야끼니꾸우동, 토핑유부초밥, 스키야키버거)을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맛집 음식을 외식보다 저렴한 가격에 집에서 편히 먹을 수 있다는 것이 RMR의 장점”이라며 “기존에 ‘한끼 때우기’ 용이었던 편의점 도시락에 물린 소비자들이 RMR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