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한국은행이 지난해 2·4·5·7·8·10·11월과 올해 1월에 이어 22일 기준금리를 다시 3.50%로 묶었다. 아홉 차례 연속이자 1년째 동결이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는 이날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현재 기준금리(연 3.50%)를 조정 없이 동결했다고 밝혔다.
통화정책의 목표인 물가가 충분히 떨어지지 않은 데다가 가계대출 증가세도 확실히 꺾였다고 보기 어려운 만큼 일단 금리를 묶어둔 것으로 풀이된다. 2월 기대인플레이션율은 3.0%로 여전히 높고, 가계대출 잔액 역시 지난해에만 19조원 가까이 늘며 1886조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한 상태다. 미국(5.25~5.50%)과의 금리 역전 폭(최대 2.0%포인트)이 큰 상황에서 먼저 금리를 인하하기도 어렵다.
하지만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을 중심으로 고조된 대출 부실 위험와 경기 둔화 우려 등을 감안하면 기준금리를 낮출 유인도 충분하다.
이에 따라 1년 째 기준금리 동결 결정은 사실상 인하 시점을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읽히고 있다. 때문에 시장의 관심은 ‘금리를 언제 내릴 것인가’로 쏠리게 됐다.
전문가들은 오는 6월께 미국이 기준금리를 낮추면 한은이 하반기 이를 반영해 통화정책 방향을 틀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경제 상황에 따라 4분기까지 미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한편 한은은 이날 ‘수정 경제 전망’에서 지난해 11월 발표한 올 경제성장률(2.1%)와 소비자물가상승률(2.6%) 예상치를 유지했다. 민간 소비를 포함한 내수 부진으로 성장률 전망치 하향에 나서기에는 수출 반등의 흐름을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물가 역시 국제유가나 농축산물 가격 등 움직임을 연초 예단하기보다 추이를 살필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