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 [AP] |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인공지능(AI) 기반 서비스 경쟁이 격화하면서 덩달아 빅테크(거대 IT기업)를 이끄는 수장들의 한국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고도의 AI 서비스를 구현하기 위한 반도체 수급이 우선 과제로 떠오른 것이 그 배경으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국내 반도체 기업들과 협력을 약속하거나 동맹을 맺는 등 글로벌 기업 간의 합종연횡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페이스북의 창시자 마크 저커버그 메타 최고경영자(CEO)가 이달 말 한국을 방문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한 기간 윤석열 대통령을 예방하기 위한 일정을 조율 중인 가운데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과의 만남 여부가 주목을 받고 있다.
앞서 저커버그 CEO는 2013년과 2014년에도 한국을 찾아 이재용 회장(당시 부회장) 등을 만난 바 있다.
10년 만에 이뤄지는 이번 방한 배경으로 단연 AI가 거론되고 있다. 저커버그 CEO는 최근 인간 이상의 지능을 갖춘 일반인공지능(AGI) 개발을 선언했다. 그는 “거대언어모델(LLM) ‘라마3’로 업계 최고 수준의 AI 모델을 선보이기 위해 AGI에 공을 들이겠다”고 말했다.
AGI가 고도의 반도체 기술을 필요로 한다는 점에서 저커버그 CEO가 이번 방한 기간 이재용 회장을 만나 협력방안을 논의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삼성전자 역시 최근 미국 실리콘밸리에 ‘AGI 컴퓨팅 랩’ 조직을 신설하고 AGI 전용 반도체 개발에 나섰다.
저커버그 CEO는 AI 반도체 수급이 원활하지 않은 상황에서 AI 반도체를 자체 개발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이를 통해 AI 반도체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엔비디아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이번 방한 기간 이 회장과의 만남에선 AI 협력을 중심으로 다양한 논의를 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AFP] |
앞서 ‘챗 GPT의 아버지’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지난 달 전격적으로 한국을 찾은 것 역시 자체 칩 확보를 통해 엔비디아 의존도에 벗어나기 위한 전략의 일환으로 해석됐다. 당시 올트먼 CEO는 이재용 회장, 최태원 SK 회장 등과 연이어 만남을 가진 바 있다.
‘반도체 설계의 전설’로 불리는 짐 켈러 텐스토렌트 CEO도 이르면 28일 한국을 찾아 삼성전자 등 파트너 기업들과 만남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짐 켈러 CEO는 지난해 11월에도 삼성AI포럼 기조연설을 위해 한국을 찾은 바 있다.
짐 켈러 텐스토렌트 최고경영자(CEO). [텐스토렌트 제공] |
캐나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텐스토렌트는AI 반도체 스타트업이자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사업의 주요 고객사다. 3개월 만에 이뤄지는 이번 방한을 통해 한국지사 설립을 공식화할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지사에서 근무할 인력도 이미 채용한 상태다. 미국 실리콘밸리와 텍사스주 오스틴, 세르비아 베오그라드, 인도 방갈로르, 일본 도쿄에 이은 6번째 지사다.
과거 AMD와 애플, 인텔, 테슬라 등에서 핵심 업무를 성공적으로 수행한 짐 켈러 CEO는 현재 엔비디아를 뛰어넘는 AI 칩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어 삼성전자와의 협력관계가 더욱 긴밀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