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쏟아낸 ROTC 대책…떨어지는 지원율 높일 수 있을까?

김선호 국방부 차관이 23일 기자들과 만나 학군장교 지원율 제고를 위한 다양한 국방부의 대책을 설명했다. 자료사진. 김 차관이 지난 21일 서울 용산구 국방컨벤션에서 열린 대한민국예비역장교연합회(KOROA) 정기총회 및 법인 출범식에서 축사를 대독하고 있다. [연합]

[헤럴드경제=오상현 기자] 국방부는 23일 단기복무 장교의 70%를 차지하는 학군장교(ROTC) 확보를 위해 다양한 대책을 쏟아냈다.

매년 낮아지던 학군사관후보생 경쟁률은 지난해 사상 최저를 기록했다.

학군사관후보생 지원 경쟁률은 지난 2014년만 해도 6.1대 1에 달했지만 2018년 3.4대 1, 2020년 2.7대 1, 2021년 2.6대 1, 2022년 2.4대 1, 그리고 지난해는 1.6대 1까지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였다.

육군의 경우 지난해 창군 이래 처음으로 추가 모집에 나서기도 했다.

군 복무 중은 물론 전역 이후를 감안해도 매력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학군장교 지원이 줄어든 것은 병사와 비교할 때 크게 매력적이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병사보다 복무기간은 긴데 급여 격차는 점차 줄어드는 현실에서 학군장교를 선택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이같은 현실에 대한 국방부의 대책은 ‘합당한 처우를 보장하고 자긍심과 사명감을 높여 우수한 인재를 꾸준하게 획득하겠다’는 계획이다.

김선호 국방부 차관은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최근 한국국방연구원(KIDA)에서 실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지원율 하락의 원인으로 사회적 위상 및 금전적 이점 감소, 사회진출 여건 열악 등으로 확인됐다”며 “이런 것들을 보완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우선 사명감을 고취하기 위한 방법으로 학군사관후보생의 해외연수기회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ROTC 중앙회의 해외연수 인원이 40명인데 이를 내년에는 80명으로 늘리고 국방부 차원에서도 해외연수 대학을 확대하고 국방예산 편성을 통해 전 학군단(육군 108개, 공군 11개, 해군/해병대 4개) 대상으로 우수후보생이 고루 참가할 수 있도록 선발인원을 160여명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또 공수훈련 수료에 대한 성취감으로 향후 군 생활에 대한 자신감을 갖고 군인으로서의 자긍심이 고취되는 등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고 보고 훈련 참가 기회를 확대하겠다고 설명했다.

기존에는 100명 정도였던 것을 올해 120명, 내년에는 150명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학군장교가 교내에서 군사교육을 받을 때도 국내 전·사적지 답사, 전쟁영웅을 포함한 예비역 선배 장군의 초빙 강연, 미 ROTC교류활동, 안보토론회 확대 등 장교로서의 가치와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프로그램을 추가 편성할 계획이다.

현재는 군법이나 보안, 교리교육 등 군사지식 배양을 위한 이론교육 위주로 편성돼있다.

이미 발표된 합당한 처우 보장에 대한 내용도 다시 강조했다.

지난해 300만원에서 1200만원으로 인상된 단기복무장려금과 연간 64만원에서 180만원으로 인상된 학군생활지원금 등을 언급하며 후보생의 생활이나 품위유지 등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 관련법령을 개정해 단기복무 장교에게 구직청원휴가제도 신설을 추진하고 내년 6월 완료예정인 스마트 인재관리 시스템을 활용해 공공기관이나 기업 등 채용 단계별 취업매칭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고용노동부 내일배움카드 발급 대상을 확대하는 내용으로 관련법 개정도 추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ROTC 선발 방식을 바꾸는 등 획득체계 개선책도 내놨다.

최근 발표한 학군사관후보생 65, 66기 선발계획을 보면, 1000점 만점에 대학성적 200점, 수능 또는 고교 내신 200점, 면접(AI+대면) 400점, 체력인증 200점, 그리고 신체검사와 신원조사 평가를 통해 선발한다.

기존 필기시험을 대학성적으로 대체하고 인공지능(AI) 면접이 도입된 것이다.

지원자는 접수기간 포기학점(F)을 포함한 전 학년 성적의 이수학점과 평균점수, 백분율 등 대학성적증명서와 함께 국어를 필수로 수학 또는 영어 성적의 등급, 백분위가 포함된 수능성적증명서나 전 학년 국어와 영어, 수학 성적 과목, 단위, 등급이 포함된 내신성적증명서를 제출하면 된다.

면접은 AI면접 80점과 대면면접 320점을 혼합한 점수를 반영한다. 평가비중도 기존 30%에서 40%로 상향조정했다.

AI면접은 확고한 윤리의식, 회복 탄력성, 솔선수범, 공감적 소통, 적극적 임무수행, 자신감, 논리성 등을 평가하며 대면면접은 표현력과 국가관, 사회성, 상황판단, 안보관, 리더십 등을 평가한다.

AI면접은 지정된 기간 PC나 스마트폰을 활용해 AI면접 웹사이트에 접속한 뒤 안내에 따라 진행하게 된다.

아울러 인성검사도 기존 서면 인성검사에서 온라인 인성검사(MMPI-Ⅱ)로 전환됐으며, 체력인증평가 역시 기존 100점 만점에서 200점 만점으로 배점을 상향 조정하고 5개 등급에서 7개 등급으로 등급을 세분화했다.

학군단도 추가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공군의 경우 올해 한경대와 청주대, 백석대, 경운대 등 4개 대학 학군단을 추가로 설치해 후보생을 모집하고 각 군에서도 학군단 설치대학 확대를 위해 대학 측과 협의해 나갈 예정이다.

기존 학군단도 지원율이 저조한 상황에서 내실화를 먼저 꾀하는 것이 맞지 않냐는 지적에 대해 김 차관은 “학군단 미설치 학교에서 학군단에 지원하고 싶은 후보생들이 있다”며 “학군단 추가설치화 획득 내실화는 투트랙으로 같이 하겠다”고 답했다.

또 단기간 회복이 가능한 환자 등 임관자격 미보유자의 경우 1년을 기다린 후 다음 해 3월에 임관이 가능했지만 당해연도 7월에도 임관할 수 있도록 기회를 확대해 대기기간을 단축하겠다고 덧붙였다.

국방부는 “법규 개정과 예산 증액 등 관계부처와 협업해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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