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벌려고 의사하냐” 법륜스님 6년 뒤 내다본 과거 발언, 재조명

[유튜브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에 반발한 전공의들이 집단 사직서를 제출해 의료 공백 사태를 빚은 가운데, 과거 법륜스님이 의사들을 향해 발언한 영상이 재조명되고 있다.

22일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 ‘의대에 못 간 아들에게 실망한 아버지와 죄책감에 시달린 아들’이라는 제목의 영상 캡처본이 화제다. 이는 지난 2018년 유튜브 ‘법륜스님의 희망세상만들기’에 올라온 콘텐츠다. 의사 아들 두기를 바라던 아버지가 사후에도 계속해서 아들인 사연자의 꿈에 나온다는 고민에 대해 법륜스님이 조언한 내용이다.

[법륜스님 유튜브]

당시 질문자 A씨는 법륜스님에게 자신이 의대에 못가 아버지가 돌아가신 것 같다며 죄책감에 시달린다고 토로했다. A씨는 “IMF로 인해 운영하던 공장이 부도를 맞자 아버지가 초등학교 4~5학년이던 저에게 ‘너는 의사가 돼서 집안을 일으켜라’고 했다”고 운을 뗐다.

그는 “집안의 가난을 알아 노력했고 고등학교 때 기숙학교 3년 장학생으로 다니기도 했지만 대학교는 서울권에 지원할 수 있을 정도의 성적이 나왔다”며 “나에게는 잘 나온 점수였지만 아버지는 그 이후로 좌절을 하시더니 매일 술만 드셨다”고 했다.

방황하는 아버지를 모시고 건강검진을 갔지만 A씨 눈 앞에서 쓰러진 아버지는 6일 만에 세상을 등졌다. A씨는 “아버지는 돌아가신 후에도 꿈에서 자신의 수능 성적에 실망하는 모습으로 반복해서 나온다”고 고민을 밝혔다.

이를 들은 법륜스님은 “아버지는 본인이 술을 먹고 죽었기 때문에 질문자와 아무런 관계가 없는데 ‘내가 아버지를 죽였다’고 생각하는게 잘못”이라고 진단했다.

또 “내가 승려가될 때 우리 부모님이 찬성 했을거라고 생각하느냐”며 “부모님이 약을 가져와서 먹고 죽겠다고 협박을 해도 그건 부모님의 인생이다. 돌아가시든지 사시든지 그건 당신이 알아서 하시는 것”이라고 자신의 경험에 비춘 조언도 건넸다. 이어 “질문자는 부모의 노예가 아니라 자유인”이라고도 덧붙였다.

경북도의사회 이우석 회장 등 도의사회 소속 의사들이 15일 오후 7시 경북도의사회관에서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정책에 반발하는 규탄대회를 열고 의사가운 탈의식을 진행하고 있다. [연합]

법륜스님은 이어 의사라는 직업에 대한 세간의 인식, 그리고 직업관 대해서도 일침을 놨다.

그는 “의사가 되면 돈 번다는 얘기도 아무리 아버지지만 잘못된 생각”이라며 “아픈 사람을 치료해 주는 게 의사지, 돈 벌기 위해서 의사가 되면 어떡하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요즘은 의사의 의술을 못 믿나, 진단을 못 믿나”라고 물은 뒤 “옛날에 가짜 의사가 워낙 많아서 의술을 못 믿었는데, 지금은 이 병원에서 무슨 중한 진단이 나오면 진단이 진짜인지를 못 믿어서 다른 병원에 가서 한 번 더 검사를 하고 더 물어봐야 된다”고도 꼬집었다.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발해 사직서를 내고 근무 중단을 선언한 전공의 대표들이 20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대한전공의협의회 긴급 임시대의원총회에 참석하고 있다. [연합]

그러면서 “돈 벌기 위해 의사가 되니까 없는 병도 있다고 하고, 작은 병도 큰 병이라 하고, 수술 안 해도 되는 걸 해야 된다 하고, 이래서 과잉진료가 되고 문제가 되는 것”이라며 “지금 공부 제일 잘하는 순서대로 성형외과로 지원한다는데 이게 무슨 의사냐. 미용사지. 이렇게 모두 돈에 미쳐서 세상이 잘못 돌아가니까 혼란스러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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